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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선비와 양반(兩班)

선비의 삶을 본받아 국가발전 위해 정진해야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14일
 
↑↑ 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선비하면 양반(兩班)을 떠올리고 양반하면 또 선비를 떠올리곤 한다. 양반이란 지난날의 동반(東班)과 서반(西班)을 시작으로 조선시대 중기 이후부터 지체나 신분이 높은 상류 계급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사대부(士大夫) 계층의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사대부란 지난날 문벌이 높은 사람들을 말한다. 문무(文武)의 양반을 평민(平民)에 상대하여 부르던 말이다.

문과(文科)나 무과(武科)로 벼슬했던 집안사람들을 가리켜 양반이라 한 것이다. 이에 반해 선비란 학식(學識)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학덕(學德)을 갖춘 사람을 예스럽게 그렇게 불렀던 것이다.

선비는 어떤 사람인가? 첫째 조건은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수치(羞恥)의 恥는 耳와 心으로 이뤄져 있다. 마음에 부끄러움이 있으면 귀가 빨개지는 데서 그리[恥] 말하는 것이다. 성호(星湖) 이익(李瀷)은 말한다.

“선비가 힘쓸 것은 여섯 가지 참는데 있다. ①주림을 참아야 하고 ②추위를 참아야 하며 ③수고로움을 참아야 하고 ④곤궁함을 참아야 하며 ⑤노여움을 참아야 하고 ⑥부러움을 참아야 한다. 참아서 그것을 편안히 하는 경지에 이른다면 위로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아래로 양심에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옛 선비들의 까칠한 공직철학이다. 그들은 권력과 재력을 한 손에 쥐길 꺼렸다. 부마(駙馬)가 조막 방에 기거한 까닭이다.

예학에 밝았던 조선 중기 명문장가 한강 정구(寒岡 鄭逑)는 선비상에 대해 “온몸으로 인식하고(體認) 온몸으로 성찰하고(體察) 온몸으로 시험하고(體驗) 온몸으로 실천(體行)한다”는 四體의 정신을 강조했다.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단순히 규범적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가치 판단과 윤리 지향의 성향이 오랜 기간 인간의 무의식 속에 침전(沈澱)된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선비정신은 仁義禮智忠孝敬信을 바탕으로 하는 유교적(儒敎的) 세계관이다. 인의예지는 수신에 중점을 두고 충효경신은 관계에 중점을 뒀다. 그들은 지행일치(知行一致) 언행일치(言行一致)를 몸소 실천하는 데 혼신(渾身)을 다했다.

선비가 이처럼 그들의 권위(權威)를 지키려 항상 몸부림쳐왔다면 양반들은 그 권위를 내세우는데 급급했다고 할 수 있다. 선비는 고결(高潔)한 인품을 지닌 학자(學者)들이다. 물론 그들의 꿈은 과거에 급제(及第)하여 벼슬살이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벼슬만 하지 않았다. 재야(在野)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선비도 많았다.

옛날 소설에 양반전(兩班傳)이 라는 것이 있다. 조선 정조 때 박지원(朴趾源)이 지은 한문소설이다. 양반의 무능과 허식(虛飾) 그리고 그들의 특권의식을 풍자(諷刺)한 내용이다. 연암집(燕巖集)에 실려 전해지고 있다. 양반들이 권위는 지키지 않고 권위주의만 내세웠기 때문에 그런 소설이 나온 것이다.

대한제국이 망하고 일제강점기가 시작됐을 때 이야기다. 곳곳에서 의병이 봉기하자 초대 조선총독은 그의 심복에게 전국에서 벌떼처럼 의병들이 일어나는 원인을 조사하라고 시켰다. 간신히 의병장(義兵將) 집을 알아내 찾아보니 총칼이 아니라 책상머리에 한결같이 ‘퇴계집(退溪集)’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조선의 의병장은 군인이 아니라 선비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그 심복은 총독에게 “조선에서 선비를 없애지 못하면 끊임없이 일어나는 의병 때문에 식민통치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한다. 이때부터 선비정신에 대한 말살정책이 진행됐고 선비와 양반을 묶어 폄하(貶下)하는 조작문화정치가 실시됐다고 한다.

선비정신을 내면화한 대표적인 왕 세종대왕, 선비정신을 몸소 실천했던 장군 이순신, ‘견리사의(見利思義) 견위수명(見危授命)’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진 안중근 의사, 시대의 아픔을 노래한 ‘고결한 영혼’ 윤동주, 동방의 공자 퇴계 이황, 유네스코가 인류가 기념해야 할 인물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선정한 정약용. 우리는 이분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자기 정화(淨化)의 계기로 삼고 국가발전을 위해 정진(精進)해야 한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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