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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항진의 미술여행] 추상표현주의, 미국의 미술을 세계의 중심에 서게 하다 (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6년 04월 24일
 
↑↑ 김항진 상명대 겸임교수
ⓒ (주)포천신문사 
폴락은 미국 미술계의 첫 번째 슈퍼스타로 주목을 받았으며, 특히 1947년부터 1952년까지의 작품은 미술계에 대변혁을 일으켰다. 그는 드리핑(Dripping)기법을 독창적인 화법으로 창안하여 전 새로운 회화개념을 제시하기에 이른다.

“그에게 캔버스는 실제의 대상이나 허구의 대상을 재현하고, 재창조하고, 분석하거나 혹은 ‘표현’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각자의 행동을 위해 제공된 경기장과도 같다. 화가는 이제 더 이상 정신 속에 어떤 이미지를 갖고 빈 화폭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는 그 앞에 놓여진 다른 재료를 변화시키는 데에 사용될 재료를 그의 손에 든 채 이에 임하게 될 것이다.” -헤롤드 로젠버그(Harold Rosenberg)

실제로 추상표현주의는 이 점에서 추상적이면서도 전통적인 추상과 동일하지 않다. 즉 전통적인 추상은, 구상 회화의 경우처럼 인간, 사물, 풍경 등을 표현 대상으로 삼지는 않지만, 삼각형이나 원 따위(기하학적, 무기적, 차가운 추상), 부정형(비기하학적, 유기적, 뜨거운 추상)한 점(點)이나 선, 또는 면에 의해 생성되는 형상(形象, figure)을 갖는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1912-1956), One: Number 31, 1950, 캔버스 위에 오일과 에나멜 페인트(Oil and enamel paint on canvas), 269.5 x 530.8 cm, 1950, 뉴욕 현대 미술관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 (주)포천신문사

이것은 현대 회화의 한 특성으로서, 화면은 원근감을 잃고 평면화 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역시 그라운드(後景, ground)와 피규어(前景, figure)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추상표현주의는 자동기술법에 힘입어 이러한 형상성을 초월하고자 했다. 무의식이란 구상적이든 추상적이든 간에 지시성과 방향성을 가진 형상을 거부하고 있다.

추상표현주의자들은, 자동기술법을 거의 무시하고 형상을 비롯, 형식적인 측면을 지니는 추상이란 구상예술의 연장 내지는 변형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폴록의 작품제작과정을 다큐멘타리 형식으로 찍은 필름을 보면 그는 주로 그냥 느껴지는 대로 그릴 뿐이다. 흩뿌리기도 하고 물감을 던지기도하고 또, 자유롭고 유동적인 화폭이 마치 그림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흐르는 물결 속에 물감을 흩뿌렸다고 하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추상표현주의 작품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마구 물감을 뿌린 그림이 작품이 될 수 있나? 저건 나도 하겠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당연히 다른 사람이 이미 한 것을 카피하는 것은 쉽다.

거기다 현대미술은 따라 하기도 쉽다. 하지만 그걸 처음 생각해 내고 행동에 옮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이 창조와 모방의 차이점이다. 다른 현대미술사조와 마찬가지로 추상표현주의 또한 초기에 반대하는 세력이 아주 많았다고 한다. 현대 미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시민들이나 정치권에서 이 미술이 미국의 무질서와 혼란스러움을 조장할 수 있다며 반대했지만 미국은 민주적이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부유해지고 안정을 찾아갔다.

그의 작품의 또 하나의 특징은 2~5M의 대형 캔버스를 사용해 관객으로 하여금 작품의 사이즈에 압도당하게 한다. 여기서 작품을 크게 만든 데에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다. 단순히 작품을 크게 한 것이 아니라. 커다란 작품을 만들면 작가는 캔버스 위에 올라가거나 캔버스에 압도되어서 작품을 만들게 된다.

이렇게 하면 작품에는 작가가 있게 되고 작가를 넘어선 작품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거대한 작품은 작가와 작품 그리고 관객을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거대한 미국이라는 나라의 자유분방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1951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미국 추상회화, 조각전>을 계기로 강력하고 주도적인 미술 운동을 전개했다. 그리하여 1951년부터 1961년 사이에 이 운동은 미국 전역과 세계 각국으로 파급되었다.

추상표현주의 운동은 1960년을 그 정점으로 폴록, 뉴만, 라인하트(1913~1967) 등이 차례로 작고하면서 쇠퇴기를 맞게 된다. 그러나 드 쿠닝, 마더웰, 필립 거스통, 고틀립, 스티르 브룩스, 마카렐리 등은 그들의 이미지를 더욱 확대해 나갔다. 특히 라인하트, 뉴만, 로스코, 마더웰 등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일어난 색면파 회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김항진 / 상명대 겸임교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6년 0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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