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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김창종의 포천 이야기] 나이 자랑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6년 04월 21일
 
↑↑ 현운 김창종 수필가
ⓒ (주)포천신문사 
어느 날 서울 시내 지하철 전동차 경로석(敬老席)에 앉았는데 한복에다 마고자에 목단추까지 달고 손가락에는 몇 량은 실히 되는 금반지를 낀 흰머리 노인이 타는 게 아닌가? 경로석에 노인이 타는 게 무슨 대수냐? 고 할는지 모르지만 싸움이 일어나서 시끄러웠던 얘기를 하려는 것이다.

흰머리 한복 멋쟁이 노인이 전동차에 타자마자 내 곁에 앉아 있는 검은 염색 머리에다 넥타이를 맨 75세의 모 대체의학대학원장인 의학박사 모 씨를 향해 소리치는 게 아닌가? “아, 이 젊은 놈이 경로석에 앉아서 70이 된 노인이 타도 자리 양보를 할 주 몰라? 내 나이 올해 70이 란 말일세. 응?”

잠시 듣고 있던 대학원장 모 박사는 대꾸를 할 가치도 없는 미친 노인의 행패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행패를 부리는 노인의 귀에다 대고 “이 양반 놈아! 당신 나이 70이야? 내 나이 75세야! 그럼 당신이 무식한 다섯 살 아래인 못난 동생인 셈이지?” 속삭이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다. 정작 요긴한 대화도 못하고 모 박사와 나는 그렇게 헤어졌다.

나이 80이 넘고 80도 안 된 젊은 노인들 싸움에 끼어들지 않은 내 인내심을 다독이며 전동차에서 내리는데 뭔지 몰라도 다른 노인들이 일제히 조심히 가라는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시내 경로석에는 무식하고 무례한 노인만 앉은 게 아니고 교양 있는, 참을성 있는 노년을 존경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노인들도 많다는 사실에 가슴 흐뭇했던 생각이 난다.

공자님 말씀에 ‘조정은 막여작이요 향당은 막여치(朝廷은 幕如爵이요 鄕黨은 莫如齒)’란 구절이 있다. 즉, 벼슬 길에 나가서는 벼슬 높은 사람이 어른이고 고향에서는 나이(치) 많은 사람이 어른이란 뜻이다.

그래서 '객지 10년 벗하고 20년 이상이면 부모 대접한다’는 말이 있기도 하고 객지에서는 상대가 어떤 인물인지 모르니 함부로 대해서는 안되며 까만 머리 노년이 10년이상 젊어 보이려고 애쓰고 남녀 노인들이 마사지로, 빨간 넥타이로 젊음을 되찾은 모습으로 사는 세상이니 조심할 일이다. 교단의 교사(선생님)에게 교실에서 제자가 빗자루 매질을 하는 세상이니 노년이라고 젊은이들에게 존경을 강요하는 행위는 적극 삼가해야할 대목이기도 하다.

별 볼 일 없는 벼슬자리를 어찌어찌해서 아부로 사서 꿰차고 양주만 매일 퍼먹다 젊어서 저세상으로 간 정 모씨, 이 모씨의 출세욕에 불탄 죽음을 너무 일찍 본 사람들은 포천에 다시없어야 할 사람이라고들 하였다. (연장인 듯 건방져서) 나이는 자랑할게 못된다. 나이가 들수록 젊은이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이 노년의 도리가 아니던가?

현운 김창종 / 수필가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6년 0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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