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동안 여행했던 유럽을 떠나 미국에서 미술여행을 시작하고자 한다. 오늘날 현대미술의 중심에서 빠지지 않는 나라 중 하나가 미국이다. 앞으로 최소 3번 정도는 미국에서 벌어진 현대미술을 언급해야한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 사이에 미국에서 벌어진 미술운동이 현대미술에 끼친 영향은 대단한 것이라 다루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오늘은 미국의 현대미술이 왜 세계미술을 장악하게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미술여행을 시작하려고 한다.
미국은 정치, 경제, 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패권국가의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이제 240년을 막 지난 참으로 짧은 역사 속에 전인미답의 발전을 이룬 나라이지만 그중에서 문화만큼은 시간의 축척 없이는 이룰 수 없는 분야이기에 미국의 문화라고 내세울게 별로 없다.
예를 들어 미국 음식문화에 무엇이 있나? 콜라와 햄버거, 스테이크 그리고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 정도이다. 자동차 디자인만 놓고 보더라도 미국자동차는 묵직한 맛은 있지만 세련되거나 아름다움은 유럽의 자동차에 비하면 여전히 촌스럽다. 그래서 역사가 짧은 미국이 유럽에 느끼는 문화적 열등감은 생각보다 심하다.
↑↑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1912-1956), One: Number 31, 1950, 캔버스 위에 오일과 에나멜 페인트(Oil and enamel paint on canvas), 269.5 x 530.8 cm, 1950, 뉴욕 현대 미술관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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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유독 현대미술만큼은 미국이 현재도 세계적인 흐름을 주도할 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럼 왜 유독 현대미술이 미국에서 꽃을 피우게 된 것일까? 그 과정을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은 유럽문화의 변방 내지 아류에 지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미국문화의 뿌리는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가 아니라 유럽문화이기 때문이다. 1세대 미국 이민자들 대부분이 유럽에서 건너왔고 자연스럽게 미국의 모든 분야의 시작은 유럽의 모방으로부터 시작했다. 10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들을 흔히 볼 수 있는 맨해튼의 건축물들은 대부분 유럽의 건축양식들로 부터 차용한 것들인데 유럽의 그것과 비교하면 수준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벼락부자 된 졸부의 부자행세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던 미국이 유럽문화의 아류에서 벗어나 미국문화가 전면에 부상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건 바로 제2차 세계 대전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미국의 입장에서 현대미술은 원래부터 매력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전통과의 단절을 기치로 내건 현대미술의 정신은 미국의 문화적 열등감을 단번에 극복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였다. 유럽의 전통으로부터 벗어나 미국만의 색깔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현대미술은 미국의 개척정신과도 맞아 떨어졌다.
이렇듯 미국 미술은 유럽의 새로운 사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지만 그 속도는 매우 느렸다. 바로 이때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유럽의 전위작가들이 미국 미술에 큰 자극과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유럽작가들과의 교류 속에 미국의 젊은 작가들은 유럽의 미술을 모방에서 벗어나 자신만만하게 자신들의 색깔을 입혀나가기 시작했고 미국적인 전위예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의 전위예술은 미국의 힘과 정신을 과시하는 문화전략상품으로서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홍보를 받게 된다.
추상표현주의는 서구 근대 미술의 복합적인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야수주의, 표현주의, 다다, 미래주의, 초현실주의로 이어지는 한 계보와 인상주의, 입체주의, 기하학적 추상의 계보를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은 회화에 있어서 무의식성을 강조한 초현실주의의 자동기술법에서 강한 암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