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6.25동란을 겪고 폐허 속에서 단 60년 만에 국내총생산(GDP)이 러시아(세계15위) 보다 앞선 세계11위의 경제대국이 된 기반은 국민의 근면성과 교육열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질 면에서 보면 아주 풍요로운 나라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풍요 속에 빈곤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사회는 점점 더 각박해지고 살기 힘들어 진다는 것이 대부분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다.
원인은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고도성장을 거듭하여 한해가 갈수록 생활이 윤택해지고 많은 일자리 덕에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이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지만 작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경제도 과거 저임금정책으로 수출경쟁력이 우수했지만 2000년 이후로는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되면서 대기업위주의 성장으로 국부는 커졌지만 빈부격차가 점점 심해져 서민가계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본주의 경제는 자본의 힘으로 구성원이 종속되는 불가결의 관계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가 누진조세제도와 사회복지제도다.
즉 소득재분배와 사회안전망 구축을 통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차선의 길을 찾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는 경제규모에 비해 유럽과 비교하면 뒤처진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그중 잘 시행되고 있는 제도가 있다면 국민건강보험인 것 같다. 세계최고 수준의 IT기술을 바탕으로 모든 행정을 전산화 하여 소위 원스톱시스템을 구축하여 행정서비스를 수행하고, 국민 건강기록을 빅데이터로 관리하여 미래 건강예측시스템을 개발, 국민에게 건강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지속적 노력과 성과가 돋보인다. 하지만 1977년 의료보험제도가 처음 시행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것이 종이 건강보험증 사용이다.
사실상 건강보험 가입자인 국민 모두의 자격내역이 전산망을 통해 병의원에 전달되어 종이 건강보험증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계속 건강보험증이 발행되는 것은 재정과 인력 낭비다.
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놀랍게도 매년 약 2,000만 건의 종이건강보험증 발급비용으로 약 57억 원이 소요되었다 한다. 상식적으론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2조(건강보험증) 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가입자에게 건강보험증을 발급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되고 동법 시행규칙 제5조와 제6조에 건강보험증 발급에 대한 세부규정이 있다.
여기서 건강보험증은 종이건강보험증으로 해석된다. 전자통신부문에 있어서는 해가 바뀌면 변하는 시스템 속에서 법 절차에 따라 실효성 없는 행정에 수십억 원이 소요된다는 것이 부담자인 국민입장에서 심히 안타깝다.
건강보험공단은 이 문제를 개선하고자 종이 건강보험증을 폐지하고 IT 최강국인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전자건강보험증(IC카드)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한다. 전자건강보험증(IC카드)이 도입되면 초기비용은 많이 들지만 타인명의도용 부정사용도 막을 수 있고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특성과 동선을 파악 할 수 있는 정보관리로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반대자 입장에선 개인질병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나 제한된 정보와 정보관리를 보험자와 의료기관에서만 할 수 있도록 보안시스템 갖추고, 보안 관련법을 갖추면 충분히 해결될 문제라 본다. 이미 독일(2014년 도입), 프랑스(1999년), 오스트리아(2005년), 벨기에(2014년), 이탈리아(2005년)에 도입되고 아시아에선 대만이 90년대 후반부터 도입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종이건강보험증 도용에 따른 재정누수 및 진료기록 왜곡을 방지하고, 종이건강보험증 발행으로 인한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줄일 수 있는 전자건강보험증(IC카드)도입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