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포천에는 뜻이 담겨 있고, 역사와 유래(由來)가 담겨 있고, 전설이 담겨 있는 마을과 길이 많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 관리들이 아무렇게나 근거도 없이 한자(漢字)로 음역(音譯)하여 이름을 지은 마을이 많으나 제법 마을의 자연조건이나 뜻과 유래를 생각해서 지은 마을 길 이름도 가끔 있다.
‘비석거리’나 ‘갓뫼봉길’ 길은 자연환경으로 유래 깊은 길 이름인데 지금도 살아있는지 모르겠다. 땅이름을 연구한다고 귄위를 자랑하는 모 씨가 국영방송에 나와 얼토당토않은 마을 이름을 떠들어대는 꼴을 보면 가소롭기도 하고 기가 찼던 생각이 난다.
아메리카 합중국을 일본에서는 ‘미국(米國)’이라고 부른다. 아메리카 합중국을 우리나라에서는 ‘미국(美國)’이라고 부른다. 쌀이 많이 생산되어 남는 쌀을 잉여농산물이라고 하여 운반비만 받고 쌀이 부족한 나라에다 원조한다(미공법 480호). 그래서 일본은 ‘쌀 미(米)’자를 써서 부른다. 우리나라는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시키고 광복을 가져다준 ‘아름다운 나라’를 일컬어 ‘아름다울 미(美)’자를 써서 ‘미국’이라고 부른다.
각 주마다, 마을마다 인디언 토족들이 불러오던 마을이나 마을 길이 다수이고 세계 각국이 점령하였을 때 처음 형성된 마을과 길 이름이 대부분이며 인물 이름을 딴 마을이나 길 이름도 많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내려오는 마을 이름을 한자(漢字)로 음역하여 사용하는 길 이름이 많으니 섭섭하고 관공서 회전의자에서 창밖을 내다보고 지은 이름이 아닌가? 생각돼서 가슴이 먹먹하고 울적하다.
‘나뭇골→시탄리→나뭇골길’, ‘범데미(범의 무덤)→범데미길’, ‘들바위길’, ‘벌말길’ 얼마나 재미있고 정겨운가? ‘우리말 연구’ 중 마을 이름이나 길 이름은 그 고을에 오랫동안 대대로 살아온 사람이 지어야 한다. 고향 마을의 문전옥답(門前沃畓)을 바라보며 멀리 흐르는 냇물 소리 듣고 뒷산에는 5대 조상님 유택을 모시고 아침, 저녁 해 뜨고 지는 들판을 바라보고 밤에는 사랑방 글 읽는 소리가 들리고 매달 절기 맞춰 벗님네 초대하여 접빈객하고 꽃노래 부르고 시회(詩會) 갖고 잠들기 전 멀리서 개 짖는 소리 듣는 사람에게 물어 마을 길 이름을 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