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선진화법이란 국회의장 직권 상정과 다수당의 날치기 법안 처리를 방지하도록 한 법안이다. 국회에서 몸싸움과 폭력이 발생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2012년 5월 2일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탄생한 법이라 '몸싸움 방지법'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국회통과 1년도 안되 국회선진화법은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2013년 3월 야당의 반대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자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회선진화법은 새누리당이 주도한 법안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국회선진화법을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제가 있어야 한다. 자신들의 책임과 잘못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고백과 용서 사이에는 책임이라는 것이 따르기 때문이다.
국회선진화법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말하기조차 부끄럽고 국가의 발전을 방해하는, 다수결의 원칙이 결여된 비민주적인 악법이라 하겠다.
오죽하면 여당 의원들은 거수기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이 법이야말로 시어미가 며느리적 생각을 않았고, 야당이 여당 되었을 때를 생각지 않은 악법이라 하겠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청와대가 통과시켜 달라는 법안을 보면 경제를 회생시키기엔 턱없이 모자란 내용들을 담고 있었다.
모든 법안이 정부 원안대로 통과된다 하더라도 저성장 국면은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성장률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경제 상황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야당은 국회선진화법에 매달려 반대할 것이 아니라, 청와대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통과시켜줄만했다. 원하는 대로 다 해주고서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경제침체의 모든 책임은 박근혜 정부에 돌아간다, 그런데도 야당은 국회선진화법으로 법안 통과를 저지하여 그 책임을 뒤집어쓰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은 야당에게도 악법인 것이다.
재미 있는 고사를 떠 올려 보자. 어느 마을에 사이가 몹시 나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살았다.
어느 날 고부간에 한바탕 싸우고 시어머니는 깊은 산속의 절을 찾아가서 스님에게 며느리의 잘못과 흉을 늘어놓았다. 스님은 아무말없이 시어머니의 하소연을 듣고만 있었다.
그러자 멋적어진 시어머니는 "사실은 저도 며느리와 사이좋게 살아가고는 싶어요"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리 쉬었다.
그러자 스님은 엄숙한 목소리로 "시어머니도 예전에는 며느리 였었느니라"라고 단 한마디 하는 것이었다.
시어머니는 삶의 지혜와 경험도 많고 경륜이 쌓여 있으니 며느리의 미숙함과 결점들이 너무나도 잘 보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어머니도 젊었을 때에는 며느리처럼 미숙하고 허점과 실수가 많았을 것이다. 스님의 말에는 이러한 깊은 뜻이 담겨져 있었다.
며칠 후 며느리도 그 스님을 찾아가서 시어머니의 흉과 섭섭함을 하소연 하는 것이었다.
스님은 여전히 아무말도 안하시고 듣고만 있었다.
그러자 며느리는 부끄러워 졌는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하기야 시어머니 보시기에 저에게도 약점도 많고, 잘못도 많고, 부족함도 많겠지요"하니.
스님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며느리도 언젠가는 시어머니가 되느니라."
며느리도 언젠가는 시어머니가 되면 시어머니의 섭섭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라는 뜻이었다.
시어머니도 덮어놓고 며느리가 미운 것이 아니며, 며느리도 무조건 시어머니가 원망스러운 것이 아니다.
서로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까닭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서로의 감정이나 오해는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역지사지(易地思之)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어머니가 조금만 며느리 시절의 서러움을 되새겨 보면 부족한 며느리를 이해 할 수 있고, 너그럽게 용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며느리도 언젠가는 시어머니가 된다는 진리를 깨닫고 좀 더 시어머니에게 효성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가 보다. 시어머니에게 시달린 며느리는 옛적의 괴로움을 생각해서라도 며느리에게 잘 해줄만도 한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더 시어미 노릇을 하면서 며느리를 구박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며느리 자라서 시어미 되니 시어미티 더 낸다"는 속담이 생겼다.
우리나라의 시어머니들은 힘들었던 며느리시절로 부터 아무것도 배우지를 못했다.
공부를 못한다고 야단만 치는 아버지, 교실에서 존다고 회초리를 드는 선생님, 모두가 자기네들의 올챙이시절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여당과 야당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돌고 도는 게 세상이다.
만약에 오늘의 야당이 시어머니 때를 잊지 않고, 오늘의 여당이 서러웠던 며느리시절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네 정치도 한결 보기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