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수출(輸出)로 먹고 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농본(農本)국가였다. 농본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雨]였다. 그래서 때 맞추어 알맞게 내리는 비를 감우(甘雨) 즉 단비라 불렀다. 농사에 좋은 비라 하여 호우(好雨)라고도 하고 농부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준다고 해서 희우(喜雨)라고도 했다.
감우와 대비되는 비로 뇌우(雷雨)라는 것이 있다. 뇌우는 일반적으로 번개 천둥 돌풍(突風)을 동반(同伴)한다. 돌풍은 회오리바람을 말하는 것이다. 특히 수확기(收穫期)에 돌풍이 불면 막심한 피해가 뒤따른다. 비는 이처럼 농사를 도와주기도 하고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자연은 공기와 물과 곡식(穀食)으로 생명체(生命體)를 키워 준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공기와 물과 곡식은 이처럼 생명을 영위(營爲)하는 데 있어 절대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삼자[空氣水穀食]의 고마움을 모르고 산다. ‘물쓰듯 한다’는 말이 그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물은 그냥 쓰는 것으로 여겨 왔다. 잘 못된 생각이다.
물에 대한 인식(認識)을 바꿔야 한다. 물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물이 귀한 줄 알아야 한다. 농사에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당장 삶을 영위하는 데 더없이 소중한 것이다. 에어 폴류숀(Air pollution) 워터 폴류숀(Water pollution). 물과 공기가 오염(汚染)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뇌우만 있는 게 아니다. 폭우(暴雨)도 있다. 폭우란 갑자기 한꺼번에 쏟아지는 큰 비를 말하는 것이다. 태풍(颱風)과 함께 몰아치는 폭우는 경외(敬畏)의 대상이다. 우리 인간의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지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지할 수는 없지만 예상(豫想)하고 대비(對備)할 수는 있다.
태풍이 오기 전에 폭우가 몰아치기 전에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 당하고 나서 후회(後悔)해봐야 소용이 없다. 당하고 나서 네탓 내탓 해봐야 소용이 없다. 엎질러진 물이나 진배없기 때문이다. 자연에 순응(順應)해야 한다. 자연 앞에 겸허(謙虛)해야 한다. ‘순천자(順天者)는 흥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물을 잘 다스려야 한다. 물을 잘 활용(活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물 부족국가로 지목(指目)받은 나라다. 물론 강수량(降水量)이 중요하다. 강수량이 많아야 한다. 비가 많이 내려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것은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관리(管理)와 활용(活用)이다. 폭우로 쏟아지는 물을 그대로 흘려보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저장시설(貯藏施設)을 마련해 빗물을 저장했다가 적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아울러 스프링클러 시설을 전국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외국에선 그리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하겠다는 의지(意志)의 문제일 뿐이다.
농사일에 적기(適期)가 있듯이 매사 모든 일에는 적기가 있다. 요즘말로 하면 골든타임(Golden time)이다.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순풍에 돛을 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선(于先)순위를 알아야 한다. 우선순위를 무시하고 골든타임을 놓치면 만사휴의(萬事休矣)다. 무슨 수를 쓴다 해도 도무지 가망이 없게 된다는 말이다.
한때 4대강댐 건설을 두고 왈가왈부(曰可曰否) 말이 많았다. 모두가 우선순위와 골든타임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가뭄이 몰고 간 지난 농번기가 어떠했는가? 가뭄걱정으로 시름하게 되자 잠잠해지지 않았는가? 소(小)를 버리고 대(大)를 생각해야 한다. 당리당략(黨利黨略)을 버리고 나라를 생각해야 한다.
폭우하면 강남이 떠오른다. 생각해 보라! 소위 서울 중심부라고 하는 강남 한복판이 물난리를 겪다니 말이 되는가!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바로 내 얘기이고 우리나라 얘기다. 바야흐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지 않은가! 언제 돌풍이 불고 뇌우가 몰아칠지 모르는 형국(形局)이 아닌가! 대비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