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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김창종의 포천 이야기] 주유천하 (周遊天下)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6년 03월 06일
 
↑↑ 현운 김창종 수필가
ⓒ (주)포천신문사 

옛날 조선조 선비들은 태어난 곳 보다도 선생님을 모시고 배운 곳을 매우 중히 여겼으며, 소년 시절에는 열심히 배우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생활신조로 삼았다.

쉽게 말해서 공부 열심히 해서 자기의 몸을 닦고 가정을 돌보며(효도·우애·경조) 벼슬길에 나아가 나라를 위해 임금님께 충성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치국(治國)의 길을 마치면 임금님께 받은 궤장(机杖→목침과 단장)을 영광으로 80평생을 살다 생을 마치는 것이 최고의 영광으로 알았다. 그래서 죽어서는 산천(山川)을 벗삼아 사는 한 마리의 학(鶴)이 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벼슬길에서 물러나면 주유천하(周遊天下)를 하며 남은 여생을 살면서 죽을 곳을 찾아 다녔다.

명필 한석봉의 한반도 주유천하설을 언제가 소개한 바 있지만 신의주 한·중국경 무역지대에서 한지상(韓紙商)의 종이 짐보따리를 주인 몰래 풀어 밤새도록 달빛을 받아가며 붓글씨를 수 십장 써서 부자를 만들었는데 한석봉의 글씨가 종이 값의 백배로 중국시장에서 팔렸다.

평생 쓰고픈 글씨를 밤새껏 쓴 한석봉의 필욕(筆慾)은 스스로 신선(神仙)을 만든 일등가는 주유천하였다.

내 고향 포천의 양사언 3형제의 고향사랑의 주유천하의 노래는 한국문학사는 물론 고향 연구의 큰일을 했다. 말년에 포천 현감이 보낸 군사들이 잡아 올린 영평천 냇가 민물고기를 안주 삼고 가평군수가 보내 온 술과 식량으로 여생을 보내면서 주유천하하는 선비 과객을 맞았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영평팔경의 하나인 선유담(仙遊潭)은 면암·중암 등 화서학파 선비들이 정자를 짓고 주유천하하는 선비들을 모아 시회를 연 곳으로 유명하다.

근래에는 어룡리 송운서당(松雲書堂) 오영우(吳永㳓) 선생을 비롯하여 윤주순, 김장렬, 허용 등 여려 선비들은 복장골과 왕방·소요·감악·금강·운악 등 명산을 유람하며 시회를 열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독립군 군의관을 지내며 군자금 모금책으로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가채리 최면식 선생도 서울 신당동에서 한약방을 차려 포천에서 상경하는 젊은이들을 유숙케 하고, 독립정신을 가르치며 시회도 열었다. 또 포천을 찾는 선비들을 이끌고 유람하고 포천사랑의 길을 걸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문학적 가치를 지닌 포천의 산천초목을 노래한 문집을 만들고 포천사랑의 글을 남기는 것도 현대 문화인의 할 일이다. ‘근대문화유산답사기’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필자가 문화재청장의 벼슬까지 했다.

그동안 포천을 비롯한 기전(畿甸)의 자연을 주유천하 마음으로 담은 글을 포천인의 이름으로 집필하는 논객을 기대해 본다.

현운 김창종 / 수필가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6년 03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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