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영 민 포천경찰서
형벌권의 행사절차는 형사절차라 하며, 수사절차는 형사절차중의 한 단계이다. 이러한 수사절차의 기본구조는 시대와 국가에 따라 달리하고 있다. 연혁적으로 수사절차는 규문주의적 구조와 탄핵주의적 구조로 대별되며, 탄핵주의적 구조는 다시 대륙법계의 직권주의적 구조와 영미법계의 당사자주의적 구조로 양분된다. 이러한 형사소송의 구조는 수사체제에서도 의미 있는 대조를 이룬다.
규문주의적 구조는 근대 초기에 요청된 국가주의에 의거하여 형사소송절차에 확립되었다. 여기의 모든 절차는 비밀주의·서면주의였다. 이에 따라 고문도 인정되었고, 무죄의 판결은 일사불재리의 효력을 갖지 못하였으며, 소추에 의하지 아니하고 재판기관이 직권으로 심리를 개시하여 피고인에게 형벌을 부과하였다. 탄핵주의적 구조는 소추기관과 재판기관이 분리되어 있다는데 그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부고부리원칙이 확립되었고, 피고인도 소송주체로 되어 피고인에게 진술을 강요하거나 자백을 위한 고문이 금지되었고, 피고인도 소추기관과 대등한 위치에서 권리행사가 가능해졌다.
탄핵주의는 다시 직권주의와 당사자주의로 나누어지는데 직권주의는 소송의 주도적 지위를 법원에 인정하는 주의를 말하며, 당사자주의는 검사와 피고인에게 소송의 주도적 지위를 인정하는 주의를 말한다. 따라서 대륙법계의 직권주의적 수사체제는 형벌권의 수행을 국가의 책무로 인식하여 보다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측면과 가깝고, 영미법계의 당사자주의적 수사체제는 피의자, 피고인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면서 형벌권을 실현하기 때문에 인권보장적 측면과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대체로 국가주의적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대륙법계의 국가들은 수사기관이 정치권력의 통치 수단화되는 경향을 띠므로 획일적 지배가 가능하도록 검찰총수를 정점으로 하여 일선 사법경찰관리에게까지 수직적인 상명하복의 체제를 갖는다. 이에 반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사상을 배경으로 하는 영미법계는 수사기관간의 권력분립, 지방분권의 원리에 따라 수사기관마다 독립성이 유지되면서 상호협조체제를 이루고 있다. 또한 현재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권을 인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영미법계 국가에서는 오래 전부터 전통적으로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권을 인정하여 왔으며, 대륙법계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제2차 대전 이후로 경찰을 수사권의 주체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현재 각 국의 수사체제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의 유형으로 발전하였다. 첫째로는 영국과 미국처럼 사법경찰관만을 수사기관으로 하고 검사는 단순한 소추기관으로 공소권을 담당하는 경우, 둘째로는 독일과 프랑스처럼 검사와 사법경찰관을 상명하복의 관계에 두고 법제상 검사를 수사의 주재자로 하여 사법경찰을 검사의 보조자로 하는 경우, 셋째로 일본과 같이 검사와 사법경찰을 독자적·독립적 수사기관으로 하고 원칙적으로 수사권행사에 있어서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고 특별한 경우에만 지휘를 받게 하는 경우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하에서 이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고찰하고자 한다.
초기 영국에서는 게르만법의 전통에 따라 사인소추(private prosecution)가 그 근간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19세기 초부터 사회구조가 복잡하게 됨에 따라 범죄도 다양하게 변화되어 사인소추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게 되어 사인소추와 함께 직권소추가 병행하여 발달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범죄를 수사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경찰이 차차 소추를 병행하게 되었다. 이처럼 영국의 수사구조는 당사자주의에 입각한 사인소추를 원칙으로 하고 탄핵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적정절차 수사관에 입각해 있다.
영국의 범죄수사는 대륙법체계의 수사체제를 취하고 있는 스코틀랜드(Scotland)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일반경찰에 맡겨져 있어 경찰만이 부심검문, 압수수색, 피의자심문, 참고인조사 등 증거조사를 하고 이와 더불어 소추권까지도 행사하였다. 그리하여 각 경찰기구의 최고책임자인 자경대장(constable)은 자신의 권한과 책임 하에 독자적으로 증거를 판단하고 기소여부를 결정하였다. 그러나 경찰의 소추권남용을 막기 위해 1879년 범죄소추법을 제정하고 1885년 런던(London)에 검찰청을 설립하여 검찰제도가 발생하게 되었다.
그 후 1908년부터는 검찰청 공소국장이 경찰과 함께 소추추진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검사의 임무는 검찰청장(Director of public prosecution)이 지휘하는 특정사건에 대하여 형사소송을 제기하고 속행하며, 반역죄·살인죄·국가안전에 위반하는 범죄 등에 대해서는 검찰총감이나 검찰장이 직접 소추권을 행사하고 있다. 공소국장은 형사소추와 관련하여 경찰 기타 기관에 자문이나 조언을 주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대부분의 사건은 경찰소추(police prosecution)에 의해서 행해지고 있다. 그리고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관계는 대륙법계의 국가처럼 상하복종의 관계에서는 것이 아니라 검사는 소추기관이고, 경찰은 수사기관이라는 입장을 고수하여 양자는 상호협력의 관계에 있어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영국에서는 경찰주재의 수사체제를 가지고, 다만 1946년의 범죄소추규칙에 따라 검사의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몇 가지의 경우에 있어 경찰의 장은 검사에게 보고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방자치제도가 발전하여 민간인이 선출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지휘감독하에 경찰이 업무를 유지하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이 보장되어 있다. 또한 엄격한 임의수사원칙을 시행하고 있어 영장의 발부에는 엄격한 사법적 규제가 행해지고, 변호사제도가 확립되어 수사의 초기부터 변호권이 잘 보장되어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적다. 이러한 영국의 자치경찰제를 보면 다음과 같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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