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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항진의 미술여행] 추상미술의 아버지 칸딘스키 2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6년 01월 22일
 
↑↑ 김항진 상명대 겸임교수
ⓒ (주)포천신문사 
추상이란 개념은 20세기에 들어서서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그 옛날 신석기 인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 4계절이란 개념을 만들어서 농업생산에 자연을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자연의 질서를 이해하면서 그들은 자연으로부터 추상적 기하학적 사유와 개념을 만들 게 됩니다. 시각적 표현은 인간의 추상적 개념을 대변하는 양식으로 표현되어 자연주의 방식이 아닌 추상적 기하학적 표현이 발달하게 됩니다. 그 이전 구석기 시대의 동굴에서 볼 수 있었던 엄청난 사실적인 묘사로 그려진 동물벽화와 비교한다면 자연주의와 추상주의라는 두 양식의 대립의 역사는 일찍부터 존재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미술이 원시미술에서 새로운 정신적 표현 가능성을 발견한 것을 보면 선사시대로부터 20세기까지 이어온 두 양식의 대립이 새로운 형태로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칸딘스키의 추상미술의 근본에는 음악의 개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소리를 재료로 표현하는 예술이 음악입니다. 그런데 소리라는 개념자체가 추상입니다. 음악은 형태가 없는 소리를 통해 우리의 감정을 움직입니다. 소리에 고유의 질서를 부여하고 그것들을 조절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음악입니다. 음악은 소리가 있다면 미술은 색채의 예술입니다. 칸딘스키는 음악의 소리와 같이 미술의 색채 역시 고유의 질서가 있고 그 질서를 이용하면 인간의 정신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 도판) Untitled (First Abstract Watercolor). 1910 (1913). Pencil, watercolor and ink on paper. 49.6 x 64.8 cm. Musée National d'Art Moderne, Centre Georges Pompidou, Paris, France.
ⓒ (주)포천신문사

순수조형언어만으로 만든 작품들이 칸딘스키에 의해 비로소 생겨나기 시작하는데 순수미술과 형식미학이란 개념은 바로 칸딘스키에 의해 시작된 추상미술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 두 단어는 현대미술을 함축하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추상미술의 형식미학과 절대적 순수성은 미술에 무한한 표현의 자유를 가져다주었지만 한편으로 미술을 위한 미술, 형식을 위한 형식, 내용 없는 작품이란 혹평을 받습니다. 그 당시 진보적인 미술가들조차 대상의 완전한 포기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냅니다. 특히 사회주의 리얼리즘 관점에서 추상미술은 괘변으로 무장한 이론으로 대중과의 소통을 거부한 엘리트주의 미술로서 자본주의 지배 이데올로기 강화에 이용된 미술일 뿐입니다.

하지만 칸딘스키는 결코 유미주의자가 아니었으며 ‘미술을 위한 미술’에 빠지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는 법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소위 천재적 기질의 화가도 아니었습니다. 사물을 통해 자신의 감성을 호소하는 것이 아닌 색. 선, 면과 같은 순수 시각적 요소를 통해 생각을 표현한 선각자이며 그것이 작가 혼자만 느끼는 소통이 아니라 감상자 또한 깊은 감동을 일으킬 수 있는 순수한 시각적 언어로 발전시키는 모태를 만든 시대를 앞선 예언자였습니다. 미술에 있어서 다양한 표현방식은 우리의 시각세계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비옥한 토양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미술에는 절대적인 미학체계나 사조는 없습니다. 오히려 상대적입니다. 서로 대립하고 적대시 할 수 있지만 미술은 그 모든 다름과 갈등마저 다양성 안에 융합하는 거대한 용광로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저 보면서 즐기면 됩니다.

오늘 여러분 덕분에 오랜만에 칸딘스키의 그림을 보면서 그의 순수한 조형의 세계가 보여주는 신세계 앞에서 황홀함을 느낍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표현을 했을까? 그 풍부한 색채감과 자유로운 형태의 배열이 주는 느낌... 여러분은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다고요? 그럼 빠질 때까지 계속 틈나는 대로 반복해서 보세요. 그럼 눈이 열리실 겁니다. <끝>

김항진 / 상명대 겸임교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6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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