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똑똑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자기가 남에게 뒤처진다는 것이다. 이른바 장학금을 받고 학교 다녔다는 ‘인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그런 경향이 강하다. 그들이 그나마 인정하는 게 있다면 성적순이다. 그 외의 다른 평가나 기준에 대해선 잘 납득하지 못한다.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평생 동안 성적이나 학벌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이유다.
지역인재 발굴과 육성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재단법인 포천시인재장학재단(이사장 서장원)은 지난 20일 2016년 장학생 선발계획 심의 등을 위해 “2016년 제1차 포천시인재장학재단 이사회”를 개최했다.
또한 이사회에서는 2016년 초·중·고 및 대학교 장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선발인원 및 지원 자격·기준 등에 대해 심의했으며, 성적우수 및 일반 분야 등 총 8개 분야에 153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 1억 9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기자도 포천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포천시인재장학재단’의 2016년 제1차 이사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포천시청 2층 시정회의실을 찾았다.
가기 전에 ‘포천시인재장학재단’을 검색해 보니 자유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글들이 실려 있었다.
“저는 포천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나오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그런데 항상 장학금 신청을 하려고 들어와 보면 끝나있고 제대로 공지한번 안하고 이렇게 처리하는 것이 정말 화가 납니다. 저야말로 장학금이 정말로 필요한 학생이라고 생각하는데 공지를 못 봐서 신청을 못하다니요 신청기간을 고정해놓고 제대로 공지를 해놓던지, 매년 바뀌는 신청기간 때문에 신청 못해서 장학금을 못타는 것이 화가 납니다. 문자 같은 것으로 신청하라고 오지도 않고 결국 포천시의 수재들 보다 이 공지를 먼저 확인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돌아가는 것 아닌가요? 장학금 못 타서 빚을 떠안은 채 졸업하게 생겼습니다. 서울권 대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을 다 신청하게 하던지, 이런 식으로 불시에 공지올리고 공지 본 사람들만 장학금 주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글도 있었다. “뭔 뜸을 그리 오래 드리는지, 장학금 신청했다가 숨넘어가겠네요. 장학생 선발하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는 건지? 누구 눈칠 보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네요? 뭔 뜸을 그리 오래 들이나요?”
장학생 선발기준에 관해서는 “※위 선발분야 및 선정기준은 2013년도 사항이므로 이사회의 의결에 따라 분야 및 선정기준은 변경될 수 있음”이라고 돼있고, 장학생 선발일정에 관해서는 “위 일정은 (재)포천시인재장학재단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이라고 돼있다.
요컨대,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선정기준 및 선발일정이 좌지우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일까. 장학생 선발을 앞두고 많은 포천시민들이 이사회의 결정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좋은 인재를 얼마나 많이 공정한 기준에 의해 선발하는가에 따라 포천의 미래가 좌우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믿음이 타당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간 장학생을 선발할 때 포천시민들 모두가 공정하다고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이 이사회의 결정으로 수시로 변동되다보니 위글 자유게시판 글처럼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을 것이다.
이사회는 장학생 선정기준 및 선발일정을 기존의 틀에서 개선의 여지가 없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포천시인재장학재단의 비현실적인 처사’라는 2013년도에 기고된 다음의 자유게시판 글은 주목할 만하다.
“이제 대학에 들어간 아들이 있습니다. 포천시 인재장학재단에 장학금 신청을 하려다보니 포천시 관내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아서 해당사항이 없다고 합니다. 사실 제 아들은 예술학교라 포천에는 학교가 없어 부득이 부천에 있는 경기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고 예술학교의 꿈의 대학인 "한국 예술 종합학교(한예종)"에 수시 입학하였습니다. 이런 경우 포천시민이면서 인재장학금을 신청하지 못한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네요. 부디 또 다른 학생이 예술고등학교에 갔을 때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포천시인재장학재단의 재단정관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반영해서일까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이사회는 “특히, 학군 등의 이유로 타 지역 중·고등학교로 진학했던 학생들은 그동안 장학금 혜택에서 제외되었지만 올해부터는 포천시에 2년 이상 계속 거주하고 있는 시민의 자녀이면, 지역에 상관없이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자가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은 장학생이 아니라 정작 ‘이사장’의 선출기준이다. 전직 어느 면장이었던 이사의 ‘서장원 시장을 이사로 추대합니다’라는 말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이 자리에 참석하지도 않은 서장원 포천시장이 포천시인재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결정됐다.
장학생 선정기준 및 선발일정에 대해서는 까다롭기 그지없는 이사회가 유독 ‘이사장’ 선출에 관해서는 아무 말도 없었다.
문득 마틴 루터킹의 "악한 자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자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이라는 말이 기자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사회의 의결에 따라 선정기준은 변경될 수 있고, 재단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는 선발일정은 시민을 불안하게 한다. 가뜩이나 누구보다도 공정해야 할 장학재단의 이사회가 ‘주민소환’ 문제 등으로 구설수에 올라와있는 인물을 ‘이사장’으로 추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면 이미 겪었던 장학재단의 문제들이 안 생긴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결정돼버린 상황에 어안이 벙벙한 기자는 사진만 몇 장 찍고 시정회의실을 나섰다. 시청을 나오는 길에 시장비서실 안정민 비서에게 포천시인재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추대된 서장원 시장의 취임소감을 부탁했으나 취임 이틀째인 21일 오후 5시 현재 아무런 답장이 없어 부득이하게 포천시인재장학재단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서장원 이사장의 인사말로 대신하고자 한다.
포천시인재장학재단은 2006년12월 지역의 인재육성을 목표로 설립되어 “미래지향적 글로벌인재육성,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기회 지원, 지역을 빛내는 리더육성, 교육발전을 위한 시민참여 인프라 확대”를 그 설립취지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장원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포천은 600년 전통의 선비고장으로 예로부터 훌륭한 인재를 배출한 학술과 문화의 고장이며 산정호수 등 경기북부 최고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이 있는 도농복합형 도시”며, “지역경쟁에서 점차 글로벌 경쟁으로 확대되는 현 시점에서 교육이야말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지역교육발전은 우리에게 주어진 제한된 환경적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아가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여 포천의 밝은 청사진을 제시해 줄 것이다. 우리 포천시인재장학재단은 인재의 역량을 키우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포천이 교육중심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2016년도 장학생 신청기간은 1월 말에 공고 예정이며, 공고문은 포천시청 홈페이지 및 장학재단 홈페이지(http://pc-scholarship.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장학재단 사무국(☎538-2033, 2036)으로 문의하면 된다. 2년 이상 포천에 거주하고 있는 포천시민들의 많은 응모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