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타이완의 총통 선거에서 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56대 31의 압도적인 표차로 집권 국민당을 누르고 승리해 8년 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하고 차기 총통에 당선됐다.
선거는 타이완 전역 만5천여 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됐고, 유권자 천8백여만 명 가운데 투표율은 73%로 집계됐다.
105년 타이완 역사상 첫 여성총통의 탄생에 타이완 국민 10만 명은 쌀쌀한 날씨에도 밤거리에 모여 선거 결과에 환호했다. 당선 수락연설에 나선 차이잉원 당선자는 '강한 타이완'을 만들겠다며, "우리의 민주주의와 정체성, 국제사회에서의 영역은 존중받아야 하고, 이에 대한 어떤 억압도 양안관계를 악화시킬 뿐이다"고 말해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선언했다.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한국의 국회의원)선거에서도 역시 민진당이 의원정수 113석중 68석으로 다수 의석을 차지한 반면 국민당은 기존의 64석에서 35석으로 줄어 대패했다.
20~30대를 중심으로 한 타이완 국민들은 "우리가 망설임 없이 타이완 사람이란 걸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국민당 집권 기간 동안 심화된 중국 종속에서 벗어나 타이완인들의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다. 중국은 타이완 총통 선거 결과가 나오자 즉각 성명을 내고 "타이완 독립을 반대하는 '하나의 중국'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선거에서 '변화'를 선택한 타이완 국민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도 새로운 면면의 후보들을 의회로 보냈다. 그 중 유명 록가수 린창쭤의 입법원 입성이 가장 눈길을 끈다. 그는 신생정당 '시대역량' 소속으로 타이베이 시의 한 선거구에 출마해 여당 국민당의 5선 의원 린위팡 등 6명의 다른 후보들과 붙어 49.5%의 득표율로 당당히 입법위원으로 당선됐다.
린창쭤는 당선 확정 이후 "나는 아시아에서 의회에 입성하는 첫 번째 록가수"라며 "이번 승리는 더 나은 타이완을 위해 국민 누구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자축했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는 한국에서 활동 중인 어린 가수가 타이완 국기를 흔들었다가 '타이완 독립을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중국인들의 반발로, 결국 사과한 사건이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반중감정이 고조되면서 친중 성향의 집권 국민당에는 대형 악재가 됐다.
차이잉원 당선자는 "내가 총통으로 있는 한 어떤 국민도 타이완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당선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타이완 억압에 대해 결코 가볍게 넘어가지 않겠다며 강경한 발언을 했다. 또한, 이 사건이 “나에게 국가를 강력하게 만들고, 외부에 대해 단합시키는 것이 바로 차기 중화민국 총통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것을 영원히 일깨워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잉원 당선자의 이 같은 발언에 중국은 자국의 SNS에서 한 때 '차이잉원'과 '쯔위'를 검색 금지어로 지정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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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년 0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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