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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항진의 미술여행] 추상미술의 아버지 칸딘스키 1편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6년 01월 08일
 
↑↑ 김항진 상명대 겸임교수
ⓒ (주)포천신문사 
지난 시간 우리는 야수파와 입체파를 통해 색채와 형태는 사실적 대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부터 해방되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색채와 형태는 이제 작가의 주관적인 감정에 의해 해석되고 표현되어집니다. 사실주의 혹은 자연주의로 일컬어지는 전통적 재현방식이 가지는 한계를 분명하게 인식하게 된 예술가들은 자신의 감정에 더욱 강한 신념을 가지고 충실하게 감정의 실천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모더니스트들이 단골메뉴로 말하는 전통적 재현방식의 한계라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꽃을 아무리 잘 그려도 그림은 꽃을 모방한 것에 불과 한 것입니다. 대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호소하는 방식이 사실주의 기법의 그림이고 이런 방식은 우리에게 사물에 대한 인식을 고착화 시켜 사물의 본질을 볼 수 없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꽃은 그 자체일 뿐 인간이 관념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과 같은 맥락의 의미입니다.

조각가인 제 입장에서 보더라도 사실적인 인체를 소재로 작품을 하는 것이 메시지를 전달하기가 편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소재가 바로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인체에 대한 시각적 정보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을 만큼 발달해 있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그만큼 쉽습니다. 그런데 쉬운 만큼 그 이상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 도판) Untitled (First Abstract Watercolor). 1910 (1913). Pencil, watercolor and ink on paper. 49.6 x 64.8 cm. Musée National d'Art Moderne, Centre Georges Pompidou, Paris, France.
ⓒ (주)포천신문사

인체를 표현했을 때 내 감정은 인체라는 형태가 주는 정보에 의해 묻혀버리고 인체의 형태에 더욱 집착하게 됩니다. 인체의 정보에 의지해서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작가의 주장은 인체에 종속되어 더 이상 나갈 수 없게 됩니다. 즉 작가의 표현과 주제는 인체라는 대상이 가지고 있는 틀 속에 머물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표현의 한계에서 벗어나게 해 준 것이 바로 추상미술입니다.

추상미술을 통해 미술가들은 비로소 표현의 한계에 벗어나게 되고 다양한 표현방법을 발견하고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추상미술을 요약하자면 대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지 않고 순수 형식 요소나 주관적 감정을 표현하는 미술이라고 정의되고 있습니다. 대상에 구속받지 않고 순수형식을 통해 작가의 주관적 의식을 표현하는 것인데 그 기법이나 소재 등 모든 것에 정해진 규칙은 없으며 작가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작가는 작품 앞에서 만큼은 전지전능한 신이 되는 것입니다. 농담같이 들릴 수 있지만 사실이 그러하며 이것은 미술에 자율성의 개념이 생겨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무한한 자유가 보장되었지만 자유에 책임이 따르듯 전지전능한 작가가 되기 위해서 예술가들은 이전보다 더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없던 방식과 재료에 도전이 시작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오늘 반드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사람이 있는데 그는 바로 그 사람은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입니다. 칸딘스키는 현대 회화에서 처음으로 순수추상 작품을 제작한 작가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본격적인 현대미술은 칸딘스키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그가 발표한 추상미술이 현대미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도판설명: ‘최초의 추상적 수채화’라고 불리는 작품 <무제>로서 1910년의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칸딘스키가 추상 미술의 선두로 간주되는 일반적 근거로 알려져 있다)

칸딘스키 이전에 이미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생긴 많은 유파의 작품들에서 추상의 기운을 감지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칸딘스키의 추상미술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새로운 미술들에 영향을 받으면서 생겨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야수파나 입체파 그리고 표현주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추상적인 표현은 어디까지나 대상을 해체하고 변형하면서 나타나게 된 결과물이고 칸딘스키의 그림은 아예 처음부터 우리가 볼 수 있는 세상의 모습과는 전혀 상관없는 순수 형식적인 요소, 즉, 선이나 점, 면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그림에 도입한 것으로 그들의 개념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김항진 / 상명대 겸임교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6년 0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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