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검색하다 이런 제목의 기삿거리를 읽었다. “서울 지하철 시(詩), 시민 저작물은 공짜라니…”(머니투데이 기사)와 “아마추어 무대인가요, 지하철역 수놓은 함량 미달 詩” (한국일보 기사), "수준 미달 지하철 詩, 알고 보니 문단 장삿속?" (CBS 박재홍의 뉴스쇼).
아마추어든 프로든 작품에 대하여 고료를 받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이번 서울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벌인 공모전 선정 작품에 대해서는 고료가 없다. 7개 문학단체(국제펜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민족작가회의, 한국시인협회 등)에서 선정한 시에 대해서는 고료가 편당 오만 원이다. 예산 부족이라지만 형평성이 맞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신중한 고민을 권고한다.
지하철에 게시된 시에 대하여 말이 많은 것은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노래에도 다양한 장르가 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노래도 선별된다. 취향에 맞지 않은 곡이라도 가수가 노래를 잘 소화해내면 좋은 노래가 되고 듣는 사람이 좋아하면 좋은 노래가 된다.
이처럼 시를 이분법적으로 ‘좋다 나쁘다’로 구분 짓고, 함량 미달이니, 장삿속이니, 비약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 생각한다. 평론가가 좋아하는 시가 있고, 일반 시민이 좋아 시가 있고, 선정위원이 좋아하는 시가 있고, 난해한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쉬운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이 다양함을 무슨 수로 100% 만족하게 하겠는가? 어림없는 일이다.
詩가 詩를 흉보고 詩人이 詩人을 흉보고 평론가가 시를 난도질하고 누워서 침 뱉고 헐뜯고 시기하는 이런 행동은 제발 하지 말아야 한다. 보는 관점에 따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그래서 함부로 말할 일도 아니라고 본다. 어떤 시가 선정된다 해도 100% 만족할 수는 없다고 본다. 있는 그대로만 봐주면 아무 탈이 없다.
7개 문학단체에서는 어떤 기준에 의해 할당량을 선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투명하게 선정기준을 밝혀주면 좋겠다. 등단기준 서열에 따라 아니면 작품 우수성으로 또 아니면 작품 제출 선착순으로, 어디에도 선정기준을 밝히는 곳은 없다.
어떻게 보면 시민 공모전 선정 작품이 공정했는지도 모른다. 아마추어와 프로를 불문하고 작품성만 보고 선정했다 하니 이해가 간다. 이런 식으로 비평 아닌 비난을 하면 누가 선정 위원을 하려고 하겠는가? 아무리 훌륭한 분이 선정위원이 된다 해도 이런 웃지 못 할 말들이 많을 테니까.
↑↑ <인동초>시는 시민선정작으로아래와 같이 세 곳 승강장 안전문에 게재 돼 있으며, 이 사진은 3호선 대화방향 대청역6-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