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해발생 개요 사고 당일 오전 11시 30분경, 오전 작업을 무사히 마친 이 씨와 홍 씨는 사무실로 돌아와 박 씨에게 보고하고 배달 음식으로 점심을 때웠다. 그런데, 점심 시간에 박 씨와 홍 씨가 몇 마디 말을 주고 받더니 이내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오전에 홍 씨가 작업한 것이 박 씨의 마음에 영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박 씨는 “오전에 내린 것들 다시 트럭에 다 실어 두라”며 화를 냈고, 홍 씨도 이에 질세라 ‘그렇게 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이 씨는 두 사람의 말이 워낙 빨라 내용을 알아듣지 못하고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오후 1시, 그늘진 곳에서 쉬고 있던 이 씨는 집게차에 시동이 걸리는 소리를 듣고는 폐기물 적재 장소로 향했다.
박 씨와 홍 씨가 다투는 과정에서 오후 작업 내용이 바뀐 것을 알아듣지 못한 이 씨는 오전처럼 격벽 너머에서 홀로 마대 입구를 풀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집게차에 시동을 걸고 화장실에 다녀오던 홍 씨는 이 씨가 격벽 너머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홍 씨가 집게차 조작반에 앉아서 주변을 둘러봤지만, 2.3m 격벽 너머에서 작업하고 있는 이 씨는 홍 씨에겐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다시 트럭에 싣는 거니 이씨가 없어도 상관 없지’라고 생각한 홍 씨. 이내 집게를 작동시켜 망설임 없이 폐기물을 집어 올렸다.
한편, 격벽 너머에 있던 이 씨는 굉음과 동시에 머리 위로 육중한 철제 집게가 쑥 나타나자 기겁하며 소리를 질렀다. “으악!” 하지만, 이 씨의 비명은 집게차 트럭 엔진소리와 높은 격벽에 가로막혀 홍 씨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다. 잠시 후, 집게를 들어올린 홍 씨는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해야 했다. 분명 폐기물만 가득해야 할 집게 사이에 이 씨가 끼어있었기 때문이다.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흘 만에 숨진 이 씨의 사인은 협착에 의한 장기 손상과 패혈증. 높은 격벽에 가려진 시야와 불완전한 소통으로 인해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였다.
▶ 재해발생 원인 시야와 소통을 차단한 격벽, 유도자만 있었더라도… 이번 사고를 일으킨 주범은 시야를 가리는 높은 격벽이다. 차량계 하역 운반기계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현장 안전을 지휘할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지 않았다.
▶ 동종재해예방 대책 격벽 등 운전자의 시야를 제한하는 요소들을 제거해야 하며, CCTV 등을 통한 상시감시 및 근로자가 위험에 처할 경우 알릴 수 있는 경보장치 설치가 권장된다.
또한 작성된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지휘자를 지정하거나 유도자를 배치하여 안전사고를 예방해야한다.
*관련 규정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의 작성 등)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9조(작업지휘자의 지정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0조(신호)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72조(접촉의 방지) ▲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안전조치) ▲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벌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