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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간언(諫言)과 감언(甘言)

스스로 청빈한 삶을 살아야 한다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5년 10월 25일
조선왕조 500년을 이어오는데 기여(寄與)한 숨은 관리들이 있다. 그 하나는 대간(臺諫)들이고 또 하나는 청백리(淸白吏)들이다. 대간은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삼사(三司)의 간관(諫官)들을 말한다. 간관이 하는 일은 바른 소리를 하는 것이다.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바로 잡도록 간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간언(諫言)이다.

반면 청백리는 청빈(淸貧)한 삶을 사는 관리들을 말한다. 누옥(漏屋)에 살면서도 재물을 탐하지 않고 올곧은 삶을 산 관리들을 말한다. 목을 걸고 국왕(國王)의 잘못을 지적하는 간관들과 비가 새는 누옥에 살면서도 근검(勤儉)한 생활로 백성을 잘 다스렸던 청백리들이 있어 나라가 평안(平安)했던 것이다.

간언과 반대되는 말이 감언(甘言)이다. 감언은 달콤한 말이다. 듣기 좋은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귀에 거슬리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 고개를 곧추세우며 바른 말을 하기란 쉽지 않다. 직언(直言)하기가 쉽지 않다. 미운털이 박힐 수 있기 때문이다. 간언은 배신(背信)이 아니다. 직언은 배신이 아니다.

들어두면 약이 되는 쓴소리다. 바른 길로 인도하는 나침반(羅針盤)이다. 구밀복검(口蜜腹劍)이란 말이 있다. 입에는 꿀이 있지만 뱃속에는 칼이 있다는 말이다. 감언을 조심하라는 말이다. 당의(糖衣)를 조심하라는 말이다. 내 뜻을 거스른다고 해서 물리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오히려 쓴소리를 달게 받아들여야 한다. 직언을 달게 받아들여야 한다.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 고개를 곧추세우며 하는 배신은 없기 때문이다. 위정자(爲政者)는 그런 수하가 없을 때 오히려 더 긴장(緊張)해야 한다. 그걸 알아봤던 사람이 당(唐) 현종이다.

그는 재상 한휴(韓休)한테서 하도 잘못을 지적당해 몸이 수척해지기까지 했다고 한다. 조금만 잘못이 있어도 “이 일을 한휴가 알면 어쩌지”라며 두려워했을 정도였다. 한휴를 왜 내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말라도 천하와 백성은 살찌지 않는가. 그게 내가 한휴를 기용한 이유다.” ‘개원의 치(開元之治)’가 달리 가능했던 게 아니다.

위선즉류방백세(僞善則流芳百世) 위악즉유취만년(僞惡則遺臭萬年)란 말이 있다. 선한 일을 하면 백세에 향기를 풍기지만 악한 짓을 하면 만세에 악취를 풍긴다는 말이다. 사람은 죽어 평판을 남긴다. 이름을 남긴다. 어떤 이름을 남길 것인가. 간언을 받아들여 ‘성군의 치(聖君之治)’를 이룰 것인가.

감언에 놀아나는 ‘우군의 치(愚君之治)’를 남길 것인가. 성찰(省察)하고 성찰해야 한다. 감언에 놀아나지 말고 간언에 귀기울여야 한다. 경공이 제나라를 제2의 전성기로 이끈 것이나 태종이 ‘정관의 치(貞觀之治)’를 이룬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거침없이 직언할 줄 아는 신하와 거기에 귀 기울이는 군주가 ‘환상의 콤비’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왕조실록에 실려 있는 청백리들을 보라. 박수량(朴守良)의 삶을 보라. 그 삶이 어떠했는가? 세 왕을 모시고 38년 벼슬살이를 했는데도 장례비가 없어 조정에서 지원했다. 청백리는 재물(財物)을 탐하지 않는다. 청백리는 권세(權勢)를 부리지 않는다.

그들에겐 나라가 우선이고 백성이 우선이다.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철저하게 따졌다. 목민관(牧民官)으로서 그들이 할 일과 백성이 할 일을 엄격하게 구분했다. 배고프다고 수탈(收奪)하지 않았다. 빼앗지 않았다. 빈곤(貧困)해도 백성들의 생업(生業)을 범하지 않았다. 갈근(葛根)을 씹더라도 국록(國祿)을 받는 것으로 족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어찌 해야 하는가? 사람을 잘 기용(起用)해야 한다. 간신배와 아첨(阿諂)하는 자를 내쳐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청빈한 삶을 살아야 한다. “평소에는 친한 바를 보고 부유할 때는 베푸는 것을 보며 현달했을 때는 천거하는 바를 보고 가난할 때는 취하지 않는 바를 보십시오(居視其所親 富視其所與 達視其所擧 窮視其所不取).” 재상으로 누가 적임인지를 묻는 위문후(魏文候)의 물음에 이극(李克)은 이렇게 대답했다. 위정자가 새겨들어야 할 일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5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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