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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항진의 미술여행] 모더니즘, 기존 권위에 안주하기를 거부한 시대정신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5년 10월 23일
 
↑↑ 김항진 상명대 겸임교수
ⓒ (주)포천신문사 
지난 시간 마네의 <올랭피아>를 통해 유럽의 미술은 더 이상 과거의 전통에 매달리지 않고 새로운 미술로 향해 나가게 되는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모네로 촉발된 인상주의는 사물을 더 이상 그대로 재현하는 역할이 아닌 내가 보고 느낀 세상을 표현하는 그림을 말합니다. 인상주의를 거쳐 미술의 좀 더 담대하게 형식을 파괴하고 일찍이 없었던 표현의 영역으로 나아가게 되고 마침내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현대미술은 꽃을 피우게 됩니다.

예시 그림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버전의 모나리자입니다. 위대한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원작인 모나리자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에 낙서하듯 그린 수염은 너무나 경박한 나머지 경멸스럽기까지 합니다. 작가는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것일까요?

1919년 뒤샹은 파리의 길거리에서 <모나리자>가 인쇄된 싸구려 엽서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검은 펜으로 수염을 그려 넣었고 아래에는 알파벳 대문자로 ‘L.H.O.O.Q’라고 적었습니다. 그 뜻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프랑스어로 발음하면 ‘elle a chaud au cul’이 되어 ‘그 여자의 엉덩이는 뜨겁다’는 말이 됩니다.

↑↑ 마르셀 뒤샹, L.H.O.O.Q. 수염난 모나리자, 1919
ⓒ (주)포천신문사

콧수염을 그려 넣은 것도 모자라 외설적인 농담까지 적어놓은 뒤샹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한낱 장난으로 치부할 수도 있는 이 사소한 행위가 현대 미술에 끼친 파급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과거의 전통과 권위를 이렇게 단번에 무력화하고 조롱한 예는 역사상 없습니다. 올랭피아의 반항은 어린애 수준으로 만들어 버린 반역을 뒤샹은 저질렀습니다.

“온갖 명예와 찬사로 뒤덮인 과거의 영광으로부터 벗어나라.” 이것이 뒤샹이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였으며 그는 다빈치의 불후의 명작을 부정함으로서 미술은 이제 새로운 미술이 되어야함을 선언하였던 것입니다.

뒤샹의 발칙한 도발은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사람들 역시 새로운 미술을 원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전위예술은 유럽전역을 뒤덮는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일군의 혁신적 예술가들의 등장을 이끌어 내고 새로운 미술에의 여정에 참여하게 합니다. 이러한 시대정신을 통틀어 모더니즘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게 되는데 오늘 다룰 키워드는 바로 <모더니즘> Modermism입니다.

현대미술을 알기 위해서는 모더니즘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모더니즘이란 용어는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만큼 이제는 일반화된 용어가 되었지만 모더니즘 자체는 굉장히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정신을 의미합니다.

사전적 의미로 이야기 하자면 모더니즘은 유럽이 봉건시대를 벗어나 프랑스 혁명과 산업화과정을 겪으면서 일어났던 정신적 자각이 예술로 나타난 것을 지칭합니다. 모더니즘은 미술뿐만 아니라 건축과 문학, 그리고 음악 등 문화 전반에 걸쳐 나타난 유럽의 총체적 문화운동이었습니다.

현대미술은 바로 이러한 모더니즘의 정신을 먹고 성장하게 됩니다. 모더니즘은 19세기 후반에 모습을 나타내서 40년간 전성기를 누리다 1920~1930년대 파시즘 체제의 등장과 함께 잠시 쇠퇴하게 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뒤 부활했으나 1960년대 이후 영향력이 시들어지게 되지만 모더니즘 정신은 여전히 문화전반에 살아 숨 쉬고 있을 정도로 현대미술에 끼친 영향은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엄밀히 말한다면 모더니즘은 제2차 세계종전을 기점으로 그 운명을 다했다고 보고 있으며 그 이후의 변화된 모습으로 예술은 계속 새로움을 향해 전진하는데 그러한 모습을 1960년대 이르러 학자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규정하게 됩니다.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루게 되겠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 이후의 변화된 시대의 모습과 문화지형에 대해 말하는 것이며 모더니즘의 엄숙성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복합적으로 창조되는 예술경향을 지칭합니다.

다시 모더니즘으로 돌아오겠습니다.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미술의 주된 역할은 현실의 모습을 얼마나 아름답게 재현하느냐 입니다. 자연이나 사람을 얼마나 충실히 묘사하고 연출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가치가 결정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그림들에서 감정을 느끼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20세기 들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현대미술운동은 미술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미술이란 무엇인가 단지 사실의 재현이나 묘사가 미술의 역할인가 하는 단순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 함으로써 미술은 사물에 대한 우리의 고정된 시각을 수정하기를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이어서 계속>

김항진 / 상명대 겸임교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5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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