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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현영] 어느 학생의 수기-슬픔은 하늘에 메아리 되어 下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5년 10월 01일
"흐흠!!"
소리를 듣고 엄마는 일어났다. 통장을 건네받은 엄마는 남은 돈을 살피지도 않고 이불 속에 넣어 버렸다. 그렇게 기다리던 토요일이 왔다. 잘 빼입고 온 날 친구들이 예쁘다고 해 주었다. 고된 훈련도 있었지만 잠시 동안은 엄마 생각과 가난 그리고 집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이제 끝났다. 2박 3일이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이제 알았다. 또 지긋 지긋한 구덩이 안에 들어가야만 한다.

"나왔어!"
"…"
무슨 일인지 집이 조용했다.
"나 갔다 왔다니까?!"
"…"

또 조용하다. 신경질 나고 짜증나서 문을 쾅 하고 열어져쳤다. 엄마는 있었다. 자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오면 웃으며 인사하던 엄마가 딸이 왔는데 인사도 안 하고 자기만 한다.

"혹시 내가 돈 많이 쓰고 다닌다는 걸 알고 화난 건가? 쳇, 어차피 내가 이기는데 뭐" 하고 엄마를 흔들려고 했다.

그런데…
엄마가 차가운 시신으로 변해 있었다. 이상하게 말라버린 눈물부터 나왔다. 심장이 멎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 싫어했던 엄마가 차가운데…이상하게 슬펐다. 믿어지지 않았다. 마구 흔들어 깨워 보려 했다. 하지만 엄마는 일어나지 않았다. 눈을 뜨지 않았다. 얼른 이불 속에서 통장을 꺼내 엄마의 눈앞에 가져다 대고 울부짖었다.

"엄마! 나 다시는 그런 짓 안 할게! 안 할 테니까! 제발 눈 좀 떠봐!“
통장에서 무언가가 방바닥으로 떨어졌다. 엄마의 편지였다. 조심스럽게 펼쳐 보았다.

[ 나의 사랑하는 딸 소현이 보아라 ]

소현아! 내 딸 소현아. 엄마 많이 미웠지? 가난이 죽어도 싫었지? 미안하다, 미안해. 이 엄마가 배운 것도 없고, 그렇다고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소현이한테 줄 거라곤 이 작은 사랑과 쓸모없는 내 몸뚱이 밖에 없단다. 엄마 이렇게 가서 미안하다.

엄마가 병에 걸려서 먼저 가는구나… 실은 수술이란 거 하면 살수 있다던데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단다. 그래서 생각했지~ 그까짓 수술 안 하면 우리 소현이 살 것 다 살 수 있는데…내가 수술을 포기하자고…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악화돼서 이젠, 살날이 몇 달을 앞두고 있단다.

딸아. 이 못난 엄마, 그것도 엄마라고 생각해준 것 너무도 고맙단다. 우리 딸 엄마가 제일 사랑하는 거 알지?! 딸아, 우리 소현아, 우리 다음 생에는 만나지 말자. 사랑한다. 사랑해~

- 엄마가 -

추신 : 이불 잘 뒤져봐라, 통장 하나 더 나올 거야. 엄마가 너 몰래 일해가면서 너 시집갈 때 쓸려고 틈틈이 모아 둔 2,000만 원이야. 우리 소현이 가난 걱정 안 하고 살아서 좋겠네~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있는 엄마를 보고 있자니 나 자신이 너무 미워진다. 아니…끝도 없이 나 자신이 미워지고 비열해진다.

“왜! 나같이 못난 딸을 사랑했어! 수술비! 내가 펑펑 쓴 그 돈 수술비라니! 왜 진작 말 안 했어, 왜 진작 말 안 한 거야! 엄마가 정성껏 싸준 도시락도 내팽개쳤는데…엄마한테 신경질 내고 짜증 부렸는데…엄마 너무너무 미워했는데…그렇게 미워하고 나쁜 날, 왜 사랑한 거냐고! 엄마 바보야! 왜 날 사랑했어...왜...왜”

“이젠 그렇게 보기 싫었던 누워있는 모습조차 볼 수 없겠네, 엄마가 싸주는 그 도시락도 먹을 수 없겠네, 엄마가 맨날 깨워주던 그 목소리도.... 들을 수 없겠네, 나 엄마 다시 한 번만 살아나면 다시 한 번만 나한테 기회를 준다면, 나 그땐 엄마한테 정말 잘할 수 있는데…엄마 꼭 다음 세상에서 만나자? 어? 엄마! 미안해! 정말 미안해……. ”

나! 이 말 엄마한테 처음 하는데…엄마 너무너무 보고 싶다. 보고 싶을 때 어떡해…? <끝>

김현영 / 포천신문 시민기자
김현영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5년 10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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