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16 오후 09:10:5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자유기고

[웰빙부사의] 선물(膳物)과 뇌물(賂物)

공평·공정하려면 밝은 판단력이 있어야 한다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5년 09월 16일
 
↑↑ 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명절이 되면 선물(膳物)이란 말과 뇌물(賂物)이란 말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膳은 月(고기 육)과 善(착할 선)이 더해진 글자로 본뜻은 ‘잘 갖추어진 요리’라는 뜻이다. 月이 부수로 쓰일 때는 썰어 놓은 고기의 모양인 육(肉)의 의미로 통한다. 그래서 신체(身體) 각 부의 명칭에는 모두 月이 들어가 있다.

肝(간 간) 胃(밥통 위) 胸(가슴 흉) 腹(배 복) 腎(콩팥 신) 腸(창자 장) 같은 글자를 보면 수긍(首肯)이 갈 것이다. 物은 牛(소 우)와 勿(말 물)이 더해진 글자로 본래는 ‘깨끗한 소’라는 뜻이다. 희생(犧牲)이란 뜻인데 후에 ‘물건’이란 뜻이 파생되어 지금은 물건이란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다.

선물(膳物)은 ‘잘 갖추어진 찬거리’라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사회에서는 본래의 뜻과는 달리 ‘남에게 물건 따위를 선사하거나 또는 그 물품’의 의미로 통용(通用)되고 있다. 남에게 물건을 선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쳐서 뇌물(賂物)이 되면 문제가 된다. 선물이건 뇌물이건 주는 것이나 인텐션(intention)에는 차이가 있다. 의도(意圖)하는 내면에는 차이가 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게 선물이라면 뭐든 대가를 노리면 뇌물이 되는 것이다. 망각(忘却)과 기억(記憶)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법도 있다. 일단 주고 나서 잊어버리면 선물이고 뭔가 돌아오기를 기대하면 뇌물이다.

선물에는 부채의식(負債意識)이 없어야 한다. 받고 나서 밤에 잠이 잘 오면 선물이고 그렇지 않으면 뇌물이다. 그래서 공자(孔子)는 견득사의(見得思義) 즉 얻은 것을 보면 옳은가를 생각하라고 했다. 방송이나 신문을 보면 돈뭉치 사건으로 어수선하다. ‘돈이 발언하면 다른 모든 것은 침묵한다’는 금언(金言)이 있다.

되새겨야 할 요즘이다. 뭐가 됐든 주고받을 때 마음이 편치 않으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무언가 찜찜하면 받지 말아야 한다. 물리쳐야 한다. ‘사람들이 개나 닭을 잃어버리면 찾으려 하면서도 자기의 마음은 잃고도 찾으려 하지 않는다’ 맹자(孟子)가 한탄(恨歎)하면서 한 말이다.

마음을 잘 써야 한다. 매사 선택(選擇)을 잘해야 한다. 흔히 選擇을 한 단어로 쓰지만 각각의 글자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選은 ‘많은 것 가운데 좋은 것을 골라내다’는 뜻으로 선수 선발(選拔) 같은 단어에 쓰인다.

반면 擇은 ‘선악을 분별해서 가려내다’는 뜻이 강하다. 擇은 가려내는 것이다. 무엇을 가려내는가? 선(善)을 가려내는 것이다. 착한 것을 가려내는 것이다. ‘성실한 자는 선을 택해 굳게 잡은 자(誠之者 擇善而固執之者)’라는 중용(中庸)의 말에서 택선(擇善)의 지혜(智慧)를 배워야 한다. 선택은 자유지만 선택된 결과는 자유가 아니다. 엄격한 책임(責任)이다. 준다고 무조건 받아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어찌해야 하는가? 물욕(物慾)에만 집착하지 말고 선비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 성호(星湖) 이익(李瀷)은 말한다. “선비가 힘쓸 것은 여섯 가지 참는데 있다. 1)주림을 참아야 하고 2)추위를 참아야 하고 3)수고로움을 참아야 하고 4)곤궁함을 참아야 하고 5)노여움을 참아야 하고 6)부러움을 참아야 한다. 참아서 그것을 편안히 하는 경지에 이른다면 위로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아래로 양심에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부마(夫馬)가 조막 방에 기거한 까닭이다. 권력(權力)과 재력(財力)을 한 손에 쥐길 꺼렸기 때문이다. 옛 선비들의 까칠한 공직철학(公職哲學)이다. 이같이 올곧은 선비정신을 오늘에 되살려야 한다.

공이불명(公而不明) 명이불공(明而不公)이란 말이 있다. 공정함만 따질 뿐 현명함이 결여된 것이 공이불명이다. 반대로 현명하나 공정함을 잃게 되면 명이불공이다. 공(公)은 치우치지 않는 마음이다.

공평하고 공정하려면 맑고 밝은 판단력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현명함과 어리석음의 분별이 사라져 뒤죽박죽이 된다. 불명(不明)과 불공(不公)을 구별하듯이 선물과 뇌물을 구별하는 지혜를 발휘(發揮)하기 바란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5년 09월 16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