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온 국민은 물론 인근 국가까지 긴장하게 하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북한이 서부전선에 해당하는 연천군 쪽으로 대북확성기를 겨냥한 포탄을 발사, 이에 약 1시간 15분 후에 우리 군이 대응사격을 했다.
당시 청와대는 즉각 NSC를 긴급 소집했고, 군은 최고 수준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한 한편, 이에 앞서 4시쯤에는 경기 연천군·파주시·김포시, 인천 강화군 등 민통선 및 전방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북한군은 포격도발 당시를 기점으로 48시간 이후 군 확성기를 이용한 대북심리전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에 들어가겠다면서 최후통첩을 했다. 그 대북방송이 지난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로 젊은 부사관 2명이 다리가 절단되는 중상을 입은 것에 시작된 것이기에 우리 군 또한 물러설 수 없었다.
그리고 22일 오전 군사적 긴장감이 팽팽한 가운데, 남북 고위급 접촉이 확정됐다. 48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5시를 지나 오후 6시30분에 판문점에서 회담이 시작됐다.
10시간 가량 이어진 접촉은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시간이 된 것으로 보인다. 23일 새벽 4시15분쯤 일단 정회, 이날 오후 3시부터 다시 재개하기로 하면서 마라톤 협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시작될 당시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이례적으로 '대한민국'이란 호칭을 사용했으며 1차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나 ‘결렬’이 아닌 ‘정회’를 선언해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사이 북한 측 매체에서 이례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다가, 정회 이후 두 번째 접촉에 들어가면서 다시 ‘괴뢰’라고 부르고 군사력을 전진 배치하는 등 ‘화전양면전술’을 펼쳐 다시금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25일 새벽 0시55분쯤 무박4일, 협상 시작 이후 정회 시간을 제외한 약 43시간 만에 남북 고위급 접촉이 극적 타결됐다. 북측의 ‘지뢰폭발사고’ 유감 표명과, 남측의 확성기 방송 중단 등 총 6개항에 합의한 것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의 재개하면서 정례화하기로 했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 교류 활성화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예전 정도로는 ‘비교적’ 일방적이지 않은 이례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양측은 극적 타결을 이뤄냈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어 각계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유감 표명은 남북 협상에 있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유감의 주체를 ‘북측’으로 명기한 것은 분명한 성과로 보인다.
하지만 외교적 수사로 ‘사죄’보다 한 단계 강도가 낮은 것으로 인식되는 ‘유감’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쉽다. 우리 정부는 “외교 문서에서 유감 표명은 사과의 한 방법”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각계에서는 과연 사과가 맞는지에 대해 의문을 보여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또 공동보도문에 북측 지뢰도발의 주체를 명시하지 못 했고, 재발 방지에 대한 분명한 확약도 없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북한의 도발과 유감 표명이라는 악순환이 재연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접촉은 사실상 간접 정상회담이었고, 금강산 관광 등 각종 교류협력사업이 재개된다면, 지난 2008년 이후 멈춘 북핵 문제에 대한 논의 또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지만, 남북은 경색돼 온 관계 개선에 물꼬를 텄다. 이 시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정부의 현명한 남북정책이 즉시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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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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