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A사에서 양식 중인 물고기들의 사료와 양식장 주변 환경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새벽 4시 30분, 김 씨는 시끄러운 바람 소리에 평소보다 빨리 잠에서 깼다. TV를 틀어보니 초속 25m에 달하는 태풍이 이날 오전 남해안을 관통한다는 소식이었다.
양식장에 와 보니 김 씨보다 먼저 도착한 두 사람이 있었다. 김 씨의 작업 동료인 박 씨는 양식장 내부에 방치된 플라스틱 재질의 지게차 파레트들을 양식장 밖으로 옮기고 있었고, 김 소장은 박 씨가 가져온 파레트 가운데 하나를 뚫어서 구멍에 철근 조각을 맞춰보고 있었다.
김 씨가 문을 반쯤 연 순간, 반대쪽에서 돌풍이 불었다. 당황한 김 씨는 두 팔과 온몸으로 문을 밀어서 김 소장에게 건넸다. 김 씨는 김 소장이 철근을 땅에 단단히 박고서야 팔에 준 힘을 풀 수 있었다.
5시 30분경, 바람은 더 강해져서 양식장 수조는 모래 섞인 물이 유입돼 뿌옇게 변한 상태였다. 그때였다. 철문을 거세게 밀어대던 강풍의 압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철근을 고정했던 플라스틱 파레트가 파손됐다. 땅에 박아둔 철근은 기댈 곳이 없어지자 힘없이 튕겨나갔다.
70kg이 넘는 육중한 철문이 초속 25m(시속 90km)의 강풍을 등에 업고 엄청난 속도로 닫혔다. 김 씨가 이상한 소리를 듣고 앞을 돌아봤을 때는 이미 피하기엔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머리 앞쪽과 안면이 함몰되는 치명상을 입은 김 씨는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 재해발생 원인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작업을 중단했더라면
- 태풍 특보가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규정을 무시한 채 근로자들을 작업장으로 불러들였다.
- 양식장 출입문 고정 시 태풍으로 고정 부분이 풀릴 위험이 있을 때는 고정 부분을 추가 하는 등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실시하지 않았다.
▶ 동종재해예방 대책
- 비·바람 또는 강풍, 그 밖의 기상상태의 불안정으로 인하여 근로자에게 위험이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악천후가 종료될 때까지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
- 또 태풍 등으로 양식장 출입문을 사전에 고정할 때는, 로프 등을 이용해 구조물과 출입문을 견고하게 고정하는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실시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관련 규정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7조(악천후 및 강풍 시 작업 중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안전조치)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벌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