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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철의 건축스케치 기행] 창덕궁의 제1 비경 부용지


윤희철 기자 / hcyoon@daejin.ac.kr입력 : 2015년 08월 06일
 
↑↑ 윤희철 대진대 건축공학과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
ⓒ (주)포천신문사 
창덕궁의 후원(後苑)은 왕의 동산이라는 뜻에서 금원이라 불렀으며 비원(秘苑)이라는 명칭은 일제가 불렀던 용어이다. 자연의 지세를 그대로 살리면서 인위적인 면을 최소화하였던 우리나라 정원의 특징이 가장 잘 반영된 유일한 궁궐후원으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후원 중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 부용지 주변이다. 부용지는 사각형의 연못으로 가운데에는 원형의 인공 섬이 놓여있는데 이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다’ 라는 원리가 투영된 것이다. 그림에서 좌측에 보이는 정자는 두 개의 기둥을 연못속에 담그고 있는 십자형 평면에 팔작지붕을 한 부용정(芙蓉亭)이다.

중앙에 큰 4개의 기단 위에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는 주합루(宙合樓)는 1층은 왕실 도서관 격인 규장각, 2층은 열람실 겸 누마루로 이루어져 있다. 주합루를 올라가는 초입에는 중앙에 큰 문 하나와 양 옆으로 작은 문이 각각 한 개씩 위치하고 있다.

ⓒ (주)포천신문사

중앙의 큰 문은 어수문(魚水門)이라 불리우는데 이는 왕만이 드나들 수 있는 문으로 그 뜻은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다는 격언과 같이 왕들은 항상 백성을 생각하라는 뜻을 지닌 정조의 민본주의 정치철학을 보여주는 것이다.

양 옆의 사람 키보다 낮은 문들은 신하들이 드나드는 문으로 신하들이 드나들 때 허리를 숙이라는 뜻이었다 한다. 우측에 있는 건물은 영화당(暎花堂)으로 이 건물의 우측(북쪽) 마당은 과거 시험장으로 사용되었던 공간이다.

조선시대 과거는 세단계로 치루어지는데 왕 앞에서 보는 마지막 단계의 시험이 이 곳 영화당 마당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부용지를 중심으로 부용정과 주합루, 영화당이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나지막한 구릉의 자연지세와 어우러지게 하는 우리 선조들의 자연관이 가장 잘 드러나는 아름다운 풍광이다.

윤희철 / 대진대 건축공학과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
윤희철 기자 / hcyoon@daejin.ac.kr입력 : 2015년 08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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