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B사는 소방설비 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이번에 대규모 과학 시설을 구축하는 A 건설사로부터 소방설비 설치 계약을 수주했다. 동종 경력 30년이 넘는 베테랑인 B사 시공부의 현장 관리자 호 씨는 이날 과학 시설동 천장의 스프링쿨러 가지관과 헤드 부분 현장 실측에 나설 예정이었다.
호 씨는 고소작업대 바닥 9.1m 지점에서 멈췄다. 철골은 고소작업대 난간 상부보다 약간 높은 곳에 있었다. ‘이정도면 되겠다’고 생각한 호 씨는 고소작업대 난간을 밟고 철골 구조물로 건너갔다. 작업대 난간과 철골 사이에 0.5m 가량의 틈이 있었지만 철골이 넓어서 넘어가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호 씨가 철골 구조물에 설치된 줄에 안전대를 체결해 순조롭게 작업을 이어가던 중 저녁 7시 20분경에 핸드폰이 울렸다. C사 공사차장 김 씨가 술자리에 부르는 전화였다. “현장 실측 중이니 술은 주말에 한잔하자”고 김 씨를 달랜 호 씨는 다시 일에 집중했다.
오후 8시 30분, 이날 목표로 했던 작업량을 채운 호 씨가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철골 구조물에 연결했던 자신의 안전대를 분리했다. 철골 구조물보다 약간 낮은 곳에 있던 고소작업대 난간으로 호 씨가 발을 뻗은 순간, “어어?” 10여 미터 아래의 바닥이 갑자기 호 씨의 눈앞으로 닥쳐왔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추락한 호 씨는 다음날 오전 7시 20분에 현장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넓은 철골 구조물로 넘어가는 것은 쉬웠지만, 가늘고 둥근 작업대 난간을 밟고 돌아오는 것은 30년 경력의 호 씨에게도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이후 병원에서 밝혀진 호 씨의 사인은 추락으로 인한 다발성 골절. 고소작업 숙련공 호 씨는 작업대 난간을 밟았던 발이 미끄러져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 재해발생 원인
고소작업대에 안전대 부착설비가 설치돼 있었다면
- 고소작업대에 안전대 체결용 안전대 부착설비가 없었다.
- 철골 구조물에 연결했던 안전대를 풀어 위험에 노출됐다.
- 안전대 부착설비 설치에 대한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 동종재해예방 대책
고소작업대 사용 작업 시에는 작업대를 벗어나지 않게 하여야 하고, 부득이 작업대를 벗어나는 경우에는 작업대에 안전대 부착설비를 설치하고 안전대를 부착설비에 연결 후 작업하도록 하는 등의 추락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관련 규정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86조(고소작업대 설치 등의 조치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안전조치)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벌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