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나는 “물론 한·미 공조보다 민족공조가 더 중요하지요.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미국이 지난날 우리에게 고마운 나라였고, 지금도 중요하고 필요한 나라임에는 틀림없으나 민족공조와 한·미 공조를 비교한다면 민족공조가 더욱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요. 그리고 남·북은 한 민족이고 한겨레인데 더 말할 게 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 젊은이는 “그렇다면 부원장님은 옛날에 민주화 운동도 하셨으면서 왜 반북ㆍ친미를 주장하시는가요?”라고 물었다.
여기에 나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반북하는 것이 아니라 반독재하는 것입니다. 나는 학창시절과 80년대 군사독재 시절 민헌련이나 민추협 등에서 반독재·민주화 운동을 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남한의 유신독재나 군사독재보다 몇 십 배 더 나쁜 북한의 3대 세습 독재체제를 반대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김정은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행하는 가혹한 공개처형, 인권유린, 개인숭배, 극한적인 굶주림에 대해 우리가 침묵한다면, 우리는 역사 앞에 죄를 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민족공조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 실천에 있어서는 올바른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족공조의 기본은 북한 2300만 동포들과의 공조가 기본이어야 합니다.
즉, 그들이 보다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고, 사람대접받고 살게 하는 것을 민족공조의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민들을 핍박하고, 굶어 죽게 하고, 권력 기반을 유지·강화하는데 열중하는 독재정권과 공조한다면 그런 공조는 공조가 아니라 민족에 대한 죄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굶주림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무서운 적인가는 옛 글에 이르기를 '백성은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고 했고, 간디는 '최악의 폭력은 굶주림이다'라고 했습니다.
북한 동포들이 김정일 정권 몇 년 사이에 3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는 사실은 얼마나 끔찍한 일입니까? 김정일 정권 시절 장마에도 북한 동포 5만여 명이 죽었다고 하는데 발표도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병원에서 메르스에 걸려 주민 몇 명이 병원에 입원만 해도 언론은 대서특필하는데, 김정일 정권 때 북한 동포 3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은 것에 대해서는 언론은 철저히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북한 동포들을 굶어 죽게 한 원인에 있습니다. 김정일·김정은 정권은 충분히 북한 주민들을 먹여 살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천금보다 더 소중한 생명들을 죽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무자비하고 무책임한 독재정권과 공조하는 것은, 공조가 아니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그런 독재정권은 과거의 전두환·노태우 정권과 같이 민족 법정에 세우고 심판해야 할 대상이지 협상이나 공조의 대상이 아닙니다.
민족공조는 당연히 이루어야 하지만 그 대상은 분명해야 합니다. 당연히 북한 동포들과 공조해야 하고, 국민들을 아끼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정당성 있는 정부와 공조해야 합니다.
북한한테 지금 필요한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고르바초프나 등소평, 시진평같은 개혁적인 지도자입니다. 한·미공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나 민주당 정권과 공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열린 세계관을 가진 가치관과 공조하는 것이요, 그런 가치관을 바탕으로 세워진 정부와 공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올바른 민족공조를 바탕으로 평화롭게 통일한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러나 통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유입니다. 자유 없는 통일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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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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