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인물 관중의 보좌로 천하를 제패한 제환공(齊桓公)은 관중의 병이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관중을 문병하며 묻는다.
"중부(仲父)의 병이 이렇게 심한 줄 몰랐소, 불행히 중부가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면 과인은 이 나라 정사를 누구에게 맡겨야 하겠소?"
관중이 딴청을 피운다. "임금만큼 신하를 아는 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노련한 정승한테 별 수 없이 임금이 먼저 속을 보인다. "포숙아(飽叔牙)에게 정사를 맡기면 어떻겠소?"
관중이 대답한다.
"포숙아는 군자이기 때문에 정치를 못 합니다. 포숙아는 선악(善惡)을 대하는 태도가 지나치게 분명합니다. 물론 선을 좋아하는 것은 훌륭한 일입니다. 탈은 그가 그만큼 악을 미워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포숙아 밑에서 누가 견뎌낼 수 있겠습니까. 만일 어떤 사람이 나쁜 짓을 하면 포숙아는 그 사람을 평생 미워합니다. 그것이 포숙아가 정치를 할 수 없는 결점입니다."
제환공이 묻는다. "그러면 역아에게 맡기면 어떻겠소? 역아는 내가 구미를 잃었을 때 제 자식을 삶아서 나를 먹인 사람이요. 그는 자식보다도 과인을 사랑한 사람인데 그래도 그를 의심해야겠소?"
관중이 대답한다. "자식에 대한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은 없습니다. 그러하거늘 그는 제 자식을 죽였습니다. 그런 사람이 임금과 나라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제환공이 묻는다. "그럼 수초는 어떻겠소. 수초는 나를 모시기 위해 스스로 환관이 되었소. 그는 자기 몸보다도 과인을 더욱 사랑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소. 그래도 그를 의심해야겠소?"
관중이 대답한다. "사람은 자기 몸보다 소중한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기 몸을 천하게 취급했습니다. 그러한 사람이 나라와 임금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제환공이 묻는다. "그러면 개방은 어떻겠소. 개방은 부친상을 당해서도 집에 가지 않고 과인을 도왔소. 그가 친부모보다 과인을 더 사랑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인데 그래도 그를 의심해야 되겠소?"
관중이 대답한다. "사람은 자기 부모보다 더 친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하거늘 그는 자기 부모에게 불효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나라와 임금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즉 상식을 벗어난 충성은 믿을 수 없는 것이니 가까이 두지 말라는 것이다. 그들은 간신이라는 것이다.
관중이 죽자, 제환공이 포숙아에게 정권을 맡기려 하자, 포숙아는 제환공에게 역아, 수초, 개방을 궁 밖으로 내쫓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정승이 되었다. 그리고 나라를 조심스럽게 다스려 천하의 패후로서 제나라를 유지시켰다.
그러나 제환공이 마음이 바뀌어 간신 역아, 수초, 개방을 불러들이자 포숙아는 화병이 나서 죽었다.
그러자 간신 역아, 수초, 개방이 활개를 치니 나라가 되겠는가. 결과는 참혹했다. 제환공은 굶어 죽어야 했다. 간신을 물리치지 못한 결과이다. 이 나라의 모든 정치인이 명심해야 할 것은 아첨배를 멀리하고, 직언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 비서실장과 국무장관을 역임했던 도널드 럼스필드는 "럼스필드 규칙(Rumsfeid's Rule)"을 만들어 실천 했는데, 그것은 참모론의 금과옥조(金科玉條)로 모든 참모들의 지침서로 읽혀지고 있다.
그 첫 항목에는 "대통령에게 욕을 퍼붓는다고 생각할 만큼 직언할 용기가 없으면 참모직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을 보좌한 경험을 잠언 형식으로 정리한 그의 규칙은 구절 구절이 가슴에 와 닿는 명언이다.
"부지런히 돌아다녀라", "세상을 아군과 적군으로 나누지 말라 ", "대통령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라" 등 소인배와 간신들은 감히 실천할 수 없는 제목들이다.
럼스필드 규칙에 비추어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의 참모들은 초라해 보이고 미더워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