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을 번역하면 이러하다. “자은종의 도승통 종림과 전 판사 윤안정이 판교원이란 원집을 지어 도성 쌓는 인부들의 병을 치료하다. 자은 도승통(慈恩都僧統) 종림(宗林)이 전 판사(判事) 윤안정(尹安鼎)과 함께 판교원(板橋院)을 짓고, 성 쌓는 사람으로 왕래하다가 병이 있는 자에게 의원을 청하여 병을 진찰시키고 약을 지어 구료한데다, 또한 음식도 공급하여 병이 나으면 식량을 주어서 보냈다. 우정승 김사형이 이를 듣고 임금께 아뢰니, 임금이 미두(米豆)와 염장(鹽醬)을 내려 주도록 명하였다.”
이는 도성을 쌓기 위하여 소집한 인부들에게 전염병이 크게 유행하였고, 그 뒤 전염병은 계속해서 크게 유행하여 주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크게 희생되었다. 이와 같은 전염병의 유행과정에서 특기할 만한 사항을 적어 보면 우선 개별적인 질병에 따라 전염병의 발생이 기록되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세종 때의 기록에는 1434년(세종 16) 5월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발진티푸스나 장티푸스의 유행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하고 있고, 이런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하여 중종 20년 (1525)에는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수록해서 알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전염병의 발생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역귀 때문에 무서운 전염병이 발생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불교에 의한 인과응보설이나 유교적 배경에서 나온 운기불화설(運氣不和說)에도 불구하고 전염병의 유행은 귀신의 조화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
고종이 1876년에 일본에 보낸 수신사 김기수(金綺秀)를 수행한 박영선(朴永善)이 거기서 우두법을 배워 와서 지석영(池錫永)에게 전수하였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우두법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서양의학을 도입하였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교통수단이 발달하고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점차 국가적인 효과적 방역대책을 실시하였으나 이와 같은 변화 때문에 인플루엔자나 콜레라는 더욱 손쉽게 외국으로부터 들어올 수 있게 되어 방역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요즘 우리주변에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MERS-CoV)”가 창궐하여,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감염에 의한 호흡기 질환으로 주로 38℃ 이상의 고열이 나며, 기침과 호흡곤란이 곤란한 호흡기 질환이 동반하여 중증으로 진행되어 사망에 이르는 사람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메르스’라고 불리는 이 질병은 유난히 우리나라에서는 멀리 접촉된 사람에게도 발생하고 있는데, 알려진 바에 의하면 유럽질병통제센터(ECDC)가 15.5.30일 기준으로 2012년 4월 최초 발병 이후, 2015년 5월 30일까지 25개국에서 1,172명이 발생하여 이중 479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된 바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 전파속도가 유난히 빠르고 초등대응이 미흡하여, 이제는 격리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으니, 일반 주민들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있고 대부분의 공연이나 집회가 취소되고 있으니 걱정이다.
방역은 투명한 정보와 신뢰가 전제되어야 그 성과를 얻을 수 있는데, 지금 확정환자를 치유하다가 질병에 감염되는 의료진이 속출하는 현실에 직면하니 실로 마음이 아프다. 아무쪼록 이번사태가 빨리 수습되어 더 이상 경제적인 타격이나, 국가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지역도 철저한 방역과 즉각적인 대처로 시민의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처에 최선을 다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