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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소신(所信)과 비전(Vision)

사심을 버리고 하나로 수렴되야 한다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5년 06월 16일
 
↑↑ 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소신(所信)이라는 말과 비전(vision)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절실(切實)한 때도 없지 않나 싶다. 소신이란 ‘굳게 믿고 있는 바’다.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소신껏 일하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비전이란 미래에 대한 구상(構想)이다. ‘앞날의 비전을 제시(提示)하다.’ ‘미래상(未來像)을 보여주다.’ 같은 뜻의 말이다.

비전이 미래상을 보여주는 것이나 환상(幻想)이나 몽상(夢想)은 아니다. 환상은 현실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을 있는 것처럼 상상하는 것이고 몽상은 마음속에 그린 이상적인 그림[理想像]이다. 상상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나 실상(實狀)은 다르다. 비전은 가능성(可能性)을 전제(前提)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전이 환상이나 몽상과 다른 큰 이유는 통찰(洞察)을 수반(隨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통찰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관심(觀心)을 가지고 보는 것이다.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만 보고 떠들어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歷史)를 관통(貫通)해보면서 가능성을 점치는 것이다.

삼차원(三次元)의 세계를 뛰어넘어 사차원(四次元)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당장의 이익(利益)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닥쳐 올 부침(浮沈)까지 따져보는 것이다. 상황변화(狀況變化)와 그로 인한 성쇠(盛衰)를 그려보는 것이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냉엄(冷嚴)한 현실을 간파(看破)하고 대비(對備)하는 것이다.

소신은 공동선(共同善)을 지향해야 한다. 소신은 비전으로 수렴(收斂)돼야 한다. 응집(凝集)돼야 한다. 모아져야 한다. 소신은 공동선의 총칭(總稱)이 돼야 한다. 총칭은 일치(一致)의 도구[tool]이기 때문이다.

총칭은 ‘전부를 한데 모아 두루 일컫는 이름’이다. 소신 있는 사람들은 당위성(當爲性)을 지녀야 한다. 그들은 모두 현실을 넘어 ‘지금 당장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가능한 것’을 꿈꾸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꿈은 다를 수 있다. 소신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소신과 꿈의 종류가 달라도 비전이 같다면 하나를 지향(指向)해야 한다. 공동선을 지향해야 한다. 공동체(共同體)를 생각하고 나라를 생각해야 한다.

소신껏 한다는 이유로 반목(反目)해서는 안 된다. 서로 맞서서 미워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반목질시(反目嫉視)해서는 안 된다.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으르렁대기만 해서는 안 된다. 국익(國益)을 생각하고 미래(未來)를 생각해야 한다. 소신은 달라도 비전이 같다면 반목 대신 일치(一致)해야 한다. 일치단결(一致團結)해야 한다. 한 덩어리로 굳게 뭉쳐야 한다. 한글은 소신의 결정체였다.

‘우리말은 중국말과 다르니 우리 고유의 독자적인 문자가 필요하다’는 세종대왕(世宗大王)의 소신이 없었더라면 한글은 탄생(誕生)할 수 없었다. 애민(愛民) 애국(愛國)하는 소신과 비전이 없었다면 한글은 탄생할 수 없었다.

소신이 없다면 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돈이 최고니까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소신이건, ‘세계적인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야겠다’는 소신이건, 소신이 없다면 창업에서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소신의 부재(不在)는 많은 인간을 불행(不幸)으로 이끈다. 소신 없는 책임(責任)이나 창의(創意)는 없다. ‘책임 총리는 곧 소신 총리’다.

소신이 다르다고 해서 배척(排斥)해서는 안 된다. 동양에서나 서양에서나 소신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는 쇠락(衰落)했다. 반면 이를 승화시킨 나라는 융성(隆盛)했다. 네덜란드가 그랬다. 17세기 네덜란드는 유럽의 온갖 이단자들을 끌어 모았고 그 결과 역동적인 혁신(革新)으로 번영을 이뤘다.

물론 소신은 충돌(衝突)할 수도 있다. 믿음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충돌해서는 안 된다. 승화(昇華)시켜나가야 한다. 하나로 수렴(收斂)되어야 한다. 사심(私心)을 버려야 한다. 특히 공직(公職)에 나가는 사람은 사욕(私慾)을 버려야 한다. 그 대신 청빈(淸貧)한 삶을 살아야 한다. 나라와 백성만을 걱정했던 청백리(淸白吏)를 본받아야 한다. 철학 없는 소신 비전 없는 소신의 포로(捕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이 새겨들을 일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5년 0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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