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 차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작업이 불가능한 탓에, 이 씨는 지하 3층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 시간가량 지나고, 슬슬 지루해질 즈음 윤 상무가 지하로 내려왔다.
“으악 !” “이 군, 무슨 일이야?” 헐레벌떡 뛰어온 전 씨의 눈에는 온 몸에 뜨거운 물을 뒤집어 쓴 채, 바닥에서 고통스럽게 뒹굴고 있는 이 씨가 들어왔다. 전 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해 이 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전신에 화상을 입은 이 씨는 상태가 악화되어 병원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갑자기 열수가 쏟아져 나온 이유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후에 윤 상무는 정 과장에게서 제수밸브를 잠갔다는 이야기를 분명히 들은 후 작업을 진행시켰다고 증언했다.
반면 정 과장은 윤 상무가 자신에게 물은 적도 없으며, 그렇게 보고한 적도 없다고 반발했다. 불통으로 일관한 두 사람 사이에서 목숨을 잃은 건 결국 일용직인 20대 초반의 이 씨였다.
▶ 재해발생 원인
관리자의 소통과 철저한 현장 확인만 있었다면
- 열수가 확실히 차단되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 제수밸브를 잠근 후 타인이 밸브를 열지 못하도록 표찰이나 잠금장치를 하지 않았다. - 밸브를 잠그고 열 때 윤 상무가 아닌, 현장의 전 씨나 이 씨에게 곧바로 전달할 수 있는 연락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점도 문제였다.
▶ 동종재해예방 대책
- 개조와 수리 등 작업을 진행할 때는 작업지휘자를 지정하고, 작업 전에 밸브를 잠근 후 조작금지 표찰을 부착해야 한다. 일원화된 지휘체계가 있었다면 책임소지가 불분명한 상태로 작업이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 열수 누출 등의 잠재위험이 높은 작업은 사전에 작업방법, 이상 상태 발생 시 응급조치, 배관에서 고온의 물이나 수증기가 새어 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방안 등을 고려한 작업계획서를 작성, 활용해야 한다.
*관련 규정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의 작성 등)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78조(개조·수리 등)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안전조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의 작성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