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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여유(餘裕)와 자율(自律)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5년 05월 22일
 
↑↑ 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 (주)포천신문사 
요즘 삶이 팍팍하다고 한다. 힘들고 재미없다는 말이다. 왜 그럴까? 여유(餘裕)가 없기 때문이다. 마음에 여유(餘裕)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이 매마르기 때문이다. 여유란 모든 면에서 넉넉하여 남음이 있음을 이르는 것이다.

여유란 말을 생각하면 ‘여유만만(餘裕滿滿)하다’, ‘여유작작(餘裕綽綽)하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아주 여유가 있어 느긋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일 때 이런 표현을 쓰곤 한다. 삶이 팍팍한 또 다른 이유는 자율(自律)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족(自足)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규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자율은 자유(自由)와 통하는 말이다. 맘이 내켜 스스로 하는 것이다. 누가 시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왜 자율을 말하는가? 매사 모든 일이 자기가 하고 싶고 또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가장 효율적(效率的)이기 때문이다. 자율의 반대는 타율(他律)이다.

타율이란 남의 시킴을 받는 것이다. 남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다. 맘이 내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시킴을 받아 억지로 하는 것이다. 그러니 자연 그 일이 좋을 수가 없다. 그래서 자율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권위나 욕구에 구애(拘礙)받지 않고 스스로 세운 도덕률(道德律)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를 탓하지도 않는다.

자율은 또 여유를 전제(前提)로 한다. 선행(先行)으로 한다. 자율적(自律的)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여유도 생긴다는 말이다. 사람이 좀 여유가 있어야 한다. 빨리빨리 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되돌아볼 줄도 알고 쉬어갈 줄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허접스러운 일에 매몰(埋沒)되어 허겁지겁해서는 안 된다. 옛 성현(聖賢)들이 말했다. 급하지도 않은 일을 붙들고 쩔쩔 매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또 필요하지도 않은 일에 매몰되어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일에 매달려 세월을 낚는 사람은 더욱 어리석은 사람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어리석은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을 다 하려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 선택과 집중의 묘(妙)를 살려야 한다. 선택과 집중의 지혜(智慧)를 발휘해야 한다. 무엇이 급하고 무엇이 필요한가를 살펴야 한다. 시간을 두고 생각해야 한다. 여유를 두고 생각해야 한다. 실행하기 전에 심사숙고(深思熟考)해야 한다.

생각없이 즉흥적(卽興的)으로 해서도 안 되고 뒤로 미루어서도 안 된다. 목전(目前)의 이익만 탐해서는 안 된다. 소(小)를 버리고 대(大)를 생각해야 한다. 당리당략(黨利黨略)에 매몰되어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멀리 보고 크게 봐야 한다. 큰 틀에서 세상을 바로 봐야 한다.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유를 가지고 세상을 봐야 한다.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자신의 체가 굵어야 한다. 자자분한 일은 밑으로 내려야 한다. 자율에 맡겨야 한다. 그래야 신이 나서 뛴다. 그래야 창의적(創意的)으로 밀어부친다. 만기친람(萬機親覽)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이다. 제왕(帝王)이 재상에게 물었다.

‘영상(領相)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 군왕의 문후(問候)를 살피고 문무백관들을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천거하고 살피는 일입니다.’ 바로 그것이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천거하고 그들이 하는 일을 돌아보면 되는 것이다. 자율권을 주고 그들이 제대로 일을 잘 하는지 여유롭게 살피면 되는 것이다.

사람을 머리로만 보지 말고 가슴으로 보라. 사람을 가슴으로 보려면 시간적인 여유와 자율적인 선택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쫓기는 수동적인 삶 속에서는 누군가의 가슴을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 아귀다툼에서 벗어나 멀리 보고 크게 봐야 한다. 매미 뒤에 사마귀, 사마귀 뒤에 참새, 참새 뒤에 포수가 노려보고 있다는 당랑포선(螳螂捕蟬) 고사가 우리의 현실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5년 0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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