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잊은 자는 과거만을 되풀이한다고 했다. 가난했던 시절, 불우했던 시절을 잊으면, 채였던 돌부리에 다시 채인다고 했다.
일본의 이와사키 남작은 "미스비시"회사를 창업한 큰 사업가이다. 그는 선박 수송업을 중심으로 큰 사업을 일으켜 많은 자산을 모았고, 실업계에 끼친 공이 커서 일본 정부에서는 그에게 남작이라는 작위까지 수여해서 그에 이름은 세상에 크게 떨쳤다.
몹시 무더웠던 여름 어느 날, 80세가 넘으신 그의 어머니는 큰 보따리 하나를 아들 앞에 내놓았다
"어머니 이것은 옛날에 쓰던 모기장이 아닙니까?"
"그렇다, 네가 어렸을 때 치고 자던 모기장이다."
"어머니 이 낡은 모기장을 지금까지 보관하셨습니까? 진작 버리시지 않고요."
"옛날 오늘같이 무더운 여름날 밤, 고향의 쓰러져가는 오두막집에서 너하고 이 모기장을 치고 달빛을 보면서 풀벌레 소리를 자장가 삼아 편안히 잠을 자지 않았더냐."
어머니는 20세 초반에 남편과 사별하고 아들과 단둘이서 온갖 고생을 다 하며 살던 옛날을 회상하는 듯 눈물을 글성이며 말을 이으셨다.
"이제 내가 이 세상을 떠나야 할 날이 가까워진 것 같아서 죽기 전에 너에게 이것을 물려주는 것이니 영원히 가보로 전해 가거라" 하신다
"어머니! 이 낡은 모기장을 가보로 전하라고요?"
"너는 아직도 내 뜻을 깨닫지 못하느냐, 네가 지금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검소하지 않고, 집을 크고 화려하게 꾸미고 사치하는 것을 탓하는 이 어미의 뜻을 정녕 모른단 말이냐, 네가 아무리 크게 성공했다 하더라도 옛날 이 모기장 속에서 잠자던 시절을 잊어서는 안된다, 너의 아들 손자 대대손손 이 모기장을 전하여 교훈으로 삼도록 하여라."
제서야 비로소 어머니의 간곡하신 뜻을 깨달은 이와사키가 울면서 말한다.
"어머니! 이 못난 아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어머니의 교훈을 영원히 잊지 않고 이 모기장을 우리 집의 가보로 전해 가겠습니다. 어머니의 큰 가르침 감사드립니다, 어머니!"
어머니를 부르며 낡아빠진 모기장을 가슴에 품고 울었다. 남편도 없이 아들 하나에 희망을 걸고 살아오신 어머니의 은혜를 새삼 뼈에 사무치게 느꼈던 것이다. 이와사키 남작의 집에는 지금도 근검절약의 정신이 담긴 낡은 모기장을 가보로 소중히 보관해 전해오고 있다.
어느 가정을 방문했을 때 옛것은 하나도 없고 새로운 가구로만 번쩍이는 집은 왜 그런지 초라해 보이고 가풍이 없어 보이고 수준이 낮아 보인다. 이것이 어찌 한 가정만의 문제이겠는가.
"우리는 과거의 일본을 용서할 수는 있으나 잊지는 않을 것이요." 모택동이 일본 수상에게 한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일본 수상은 등골에서 식은땀을 흘렸다고 하지 않던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역사는 늘 보복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