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깊은 사람들=이보용] 아버지의 위대한 유산
이보용 기자 / leewalking@naver.com 입력 : 2015년 03월 13일
 |  | | | | ↑↑ 이보용 서울 도봉문화원장, 포천신문 자문위원회 고문, 전 서울 창덕여고 교장 | | ⓒ (주)포천신문사 | | 옛날 어느 고을에 지혜롭고 의술이 뛰어난 명의가 한 사람 살고 있었다.
그는 여러 자녀를 뒀고, 생활은 그리 넉넉지는 않았지만 자녀들 공부도 할 만큼 다 시켰고, 의술은 남보다 뛰어났지만 그렇게 부자는 아니였다. 돈이 없어 치료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항상 외상으로 치료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집안에 보물 제1호가 외상 장부였다. 자식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면, 물려받을 재산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항상 불만이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아버지도 어쩔 수 없는 세월 앞에 노환으로 병이 들어 드러눕게 됐다. 아버지는 아들들을 불러 모아 놓고 내 마지막 유언은 꼭 들어주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자식들이 “아버지 말씀하세요. 무엇이든지 다 들어 드리지요”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숨을 몰아쉬면서 "내 외상 장부책을 가져 오너라"하니 자식들이 장부책을 가져왔다.
자식들은 혹시나 우리들에게 “외상값을 받아쓰게 하려나 보다”하고 귀를 쫑긋 세웠다.
아버지는 "내 마지막 유언인데 이 외상 장부책을 태워다오. 그래야만 내가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만 같다"라고 말했다.
자식들은 "안 됩니다. 아버지 이것만은 안 됩니다"라며 극구 반대하면서 숨을 헐떡이는 아버지와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혼신의 힘을 다해 "태…태워…태워다오. 태워야 한다. 너희들을 위해서 태워야 한다.어서 태워다오“라고 간절한 바람으로 아버지는 절규 했다. 자식들은 어쩔 수 없이 눈물을 삼키며 외상장부를 태웠다.
그 후 마을사람들은 아버지의 아들들이 지나갈 때마다 칭송이 자자했다. 그 아버지의 자녀라는 것 하나만으로…….
그리고 그 후 외상을 진 환자들은 병이 다 완쾌돼 외상값을 가지고 하나, 둘 몰려들었다. 그 외상값이 얼마나 많았는지 아직도 그 외상값을 갚으려고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그 지혜로운 아버지는 재산만 물려준 것이 아니라, 명예와 재산을 한 번에 다 남기고 돌아가신, 진정 위대한 유산이다. 지혜란……. 금은보화보다 더 귀하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
이보용 / 서울 도봉문화원장, 포천신문 자문위원회 고문, 전 서울 창덕여고 교장 |
이보용 기자 / leewalking@naver.com  입력 : 2015년 0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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