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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이중희] 직언했던 훌륭한 비서실장


이중희 기자 / ijh460325@hanmail.net입력 : 2015년 03월 06일
 
↑↑ 이중희 포천신문 자문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편으론, 정조대왕이 직언을 목말라하고 인재를 구하려고 노력했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당시(2003년 10월) 김우식 연세대 총장은 노대통령을 직접 만난적도 없고 지지하지도 않았었다고 한다. 어느 중앙일간지에 의하면 김우식 총장이 청와대에 초청을 받아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노무현대통령과 이러한 대화가 있었다고 한다.

노 대통령 : 저를 위해 한 말씀 해주시지요.

김 총장 : 대통령의 임기 5년은 아주 중요한데 허송세월해선 안 되지 않겠습니까. 이왕에 대통령이 되셨으니 성공한 5년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갈등과 분쟁이 심한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너무 튀는 행동과 말씀을 너무 많이 하십니다. 소박함과 진솔함을 표시하는 것은 좋지만 당황할 때가 많습니다. 갈등과 분쟁해소를 먼저 하십시오, 그래야 나머지 4년을 잘 추스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노 대통령 : 청와대로 들어와서 저를 좀 도와주십시요.

김 총장 : 전 정치를 잘 모르고 관심도 없습니다. 대통령도 잘 모릅니다. 비서실장은 측근 중에 측근이라는데 저는 대선 때 노 대통령을 찍지도 않았습니다.

노 대통령 : 아마 많은 대학총장이 저를 안 찍었을 것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김 총장 : 대학총장이 어떻게 비서실장을 합니까, 죄송합니다.

이렇게 김 총장은 일언지하에 비서실장 권유를 거절했었나 보다. 고졸출신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대학총장인 내가 할 수 있겠느냐는 속마음도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도 해본다.

그런데도 노무현대통령은 끈질기게 훌륭한 인재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훌륭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2004년 1월 어느날,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의 대화는 국민에게 많은 감동을 준다.

노 대통령 : 생각 좀 해 보셨습니까.

김 총장 : 지난번에 다 말씀 드렸습니다, 왜 하필 저 같은 대학총장에게 맡기려 하십니까.

노 대통령 : 연세대라는 큰 조직과 네트워크를 잘 관리 해 오고 있지 않습니까. 저한테 갈등과 분쟁해소를 얘기 했는데 제가 학연이 있습니까, 뭐가 있습니까.

김 총장 : 전 능력이 없습니다.

노 대통령 : 제가 그렇게 싫으시면 나라를 위해, 국가를 위해 맡아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대학총장도 국가를 위해 하는 거 아닙니까, 이 쪽에서 봉사 좀 해주십시오. 냉정했던 김 총장의 마음도 흔들렸다고 한다.

김 총장은 "내가 싫어 마음에 안 들더라도 나라를 위해 꼭 맡아달라는 그 한마디에 딱 가슴이 막혀 버리더라"고 그 당시를 회고한다. 그리고 노 대통령은 자율권을 주며 뜻대로 하시라고 위임했다고 한다. 누구를 어느 자리에 앉히라는 명령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김우식 실장의 직언의 수준도 굉장했다, 하루는 노 대통령에게 이렇게 직언했다. "목사님들이 말하기를 기독교대학 연세대총장이 그런 불그죽죽한데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공격을 하니 제가 어떻게 답변해야 합니까"고 노 대통령에게 물으니 대통령은 잠시 안색이 변하더니 바로 풀고 답하기를 "북한은 내 손녀딸 같은 애들한테 분유도 못 먹이는 나라다, 영양실조 걸린 애들한테 밥은 먹여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뭣 때문에 김일성, 김정일을 흠모하겠는가, 만약에 미국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부산이 견뎌냈겠나. 하지만 이제 주권을 좀 가져야겠다, 우리나라 지키는데 우리군의 작전권도 없다, 박정희 대통령 이후 대전 국방과학연구소 밖에 레이더가 설치돼 미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 저는 반미주의자도, 용공좌경도, 친북세력도 아니고 대한민국세력이다, 그러니 안심하시고 목사님들한테 잘 말씀해 주시라"고 하더란다.

한번은 김 실장이 노 대통령한테 "택시기사가 대통령한테 빨갱이라고 합디다"라고 전하자, 노 대통령은 얼굴색이 변하며 말하기를 "실장님, 어떻게 저한테 그런 말을 하실 수 있느냐"고 역정을 냈다고 한다.

그러자 김 실장은 "죄송합니다, 제 말이 역정스럽다면 제가 여기에 온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말 다 들으시고 같이 갈등을 풀려 노력하려고 저를 부르신 거 아닙니까, 제가 아첨하여 듣기 좋은 말만 해서야 되겠습니까"라고 대답하자, 노 대통령은 화를 풀고 기뻐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는 큰 감명을 받게 된다,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면 이쯤은 돼야 하지 않겠는가, 노 전 대통령이 직언을 좋아했고 김우식 실장 같은 분이 보좌했기에 지금도 노 전 대통령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이중희 / 포천문화원 부원장, 한국정책개발원 경기도지회장, 포천신문 자문위원장
이중희 기자 / ijh460325@hanmail.net입력 : 2015년 03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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