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포천은 날벼락 같은 구제역 때문에 마치 저주라도 받은 곳으로 온 나라에 전염병지역으로 낙인 되었다. 유난히도 춥고 눈이 많이 왔던 그해 겨울은 구제역 때문에 주민들의 가슴속에는 처절한 상처가 응어리졌다.
어려운 살림살이를 이어가면서도 가족의 생계를 이어주는 가축들이 있었기에 마치 자식같이 애지중지 사육하면서 비록 몸은 고되지만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구제역의 발생으로 인하여. 기르던 가축들을 강제로 그들이 뛰놀던 마당에 생매장하여 땅속에서 울부짖는 그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그렇게 비통함과 억울함으로 억장이 무너졌으며, 천직으로 알고 지켜오던 축산에 대한 꿈이 잔인한 가축학살로 많은 사람이 힘들어 했었다. 그러나 우리는 협동의 정신을 발휘하여 시민과 공직자 그리고 군인들까지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인내하며, 그 어려운 엄동설한 속에서도 손을 호호 불며 전염병과의 전쟁을 하여 이제 그 기나긴 터널을 지나 고난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 지난 22일에는 포천에서 전염성이 강한 ‘고병원성 조류 인플렌자(AI)’가 발생해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모두가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도는 지난 25일 포천시 영중면의 양계장에서 채취한 닭 시료가 'H5N8'형 AI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그것도 고병원성인 것으로 확진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방역 당국은 이 농장에서 키우던 산란용 닭 13만4천 마리를 도살 처분했으며, 발생지역 반경 3km 내에 이동통제초소를 마련하고 관련 차량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른바 예찰지역에도 소독초소를 만들어 축산관련 차량을 소독을 하고 추가 감염농가 발생을 막는데 애를 쓰고 있는 실정에 있다.
조사에 따르면 포천시에는 농가 120곳에서 약 700만∼800만 마리의 산란용 닭을 기르고 있는데, 이는 전국 최대 규모로 우리나라 달걀 생산의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육계사육 농가도 90곳에서 300만 마리 이상을 키우고 있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미 우리가 경험한 바와 같이 구제역이나 AI는 축산농가에게는 현실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주는 중대한 재난으로, 한번 감염이 되면 그 확산속도가 너무도 빨라서 손을 쓸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니 철저한 예방과 방역으로 해당 농가에 피해가 없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이와 관련하여 구제역 예방접종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지 않은 농가에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지역도 있고, 그 기준으로 항체 형성률이 30%를 넘어야만 성실한 접종으로 인정된다고 하니 농가들의 걱정은 점점 더 커가고 있다.
그렇지만 구제역 백신의 효능에 대해서 해당 농가의 불신감과 의혹이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니, 이 문제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가축질병의 토착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니 백신신뢰의 문제가 대두되는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구제역과 백신주가 잘 맞는 것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필요시에는 추가로 예방을 한다는 검역전문가의 의견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원천적인 예방은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백신 자체가 지금 발생하고 있는 가축질병과 맞지 않는 것을 투여하고, 항체 형성률을 논하며 농가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면, 그것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효능을 확인하고 그에 걸 맞는 행정처분을 시행해야 마땅한 것이다.
옛말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그도 그런 것이 우리지역은 불과 몇 년 전에 자식처럼 기르던 소를 땅에 생매장하는 고통을 겪은 일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으니, 이번 구제역과 AI의 확산이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이미 우리는 이런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훈련을 하기도 했지만, 예방과 치료약마저 확신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문제가 더 심각하지 않은가?
어쨌든 지금 우리들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니 지난날의 아픈 경험을 거울삼아 민․관․군이 똘똘 뭉쳐서 다시는 2010년의 고통을 겪지 않도록, 자신의 위치에서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여 전염병으로 인한 더 이상의 아픔이 없는 포천을 위해 관계자들이 앞장서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이 희 용 철학박사, 경북중학교 운영위원장, 한국스카우트경기북부연맹 이사, 전 경기도예총 부회장, 포천신문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