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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용 칼럼] 시장 구속으로 동요 말고 애향심으로 분발하라


이희용 기자 / heeyeong1@hanmail.net입력 : 2015년 01월 19일
↑↑ 이희용 철학박사, 포천신문 자문위원
ⓒ (주)포천신문사
고향을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은 객지에 살면서 겪어야 하는 숙명과도 같은 가장 큰 고통이다. 비록 몸은 멀리 있지만 늘 내가 태어난 곳의 지명만 언론에 등장해도 마음이 두근거리며, 안타까운 일이 생기면 지켜보면서도 뭔가 해줄 수가 없을 때 그 애처로움이 특히 더 커지는 것은 타향에 사는 사람이 가지는 애향이다.

그래서 혹여 고향에 대한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올 때면 평상시에 하던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일이 잘 해결되기를 마음속으로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디에 살든지 누군가를 사랑하기를 두려워하고 그것에 사로잡혀 주춤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서 요즘 포천이라는 지명이 요란스럽게 들려오고 있다. 그런데 그 소식이 그렇게 부끄럽고 실망스러워 어디론가 숨고 싶은 느낌을 받지 않은 포천사람은 드물 것이다.

지난해 가을, 이미 지역에 퍼지기 시작했던 포천시장의 성추행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더니, 사건이 순식간에 전개되어 급기야 건국 이래 최초로 지자체장이 성추행 혐의로 구속되는 일이 다름 아닌 우리지역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일요일 대낮에 시장이 차나 한잔 하자며 집무실 간이침대로 데리고 가서 성폭행을 했다”는 루머가 퍼질 때만 해도 ‘아무리 시장이 자기 집무실에서 그런 일을 했겠어?’라는 의견과 ‘무슨 짓을 했기에 그런 소문이 퍼지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어?’하는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뉘며 말소문은 쏜살같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장이 그 소문을 퍼뜨린 여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을 때는 ‘그러면 그렇지. 아마도 음해하려는 세력이 만들어 낸 말일거야. 시장이 그럴 리가 있겠어’라는 말이 오가고 있었다. 그 여성은 바로 구속되었고 시민 모두는 시장을 신뢰하는 분위기였다. 이때 경찰은 피해자 여성이 ‘성추행은 없었고, 시장을 골탕 먹이려고 허위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렇게 말하면 설마 자신이 구속이야 되겠느냐는 심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혼기념일에 예상치 못했던 아내의 구속으로 그 여자의 남편은 화가 났고, 급기야는 언론에 ‘시장의 성추행은 사실이고, 시장 측에서 합의금을 받았다. 그 대가로 아내가 경찰에서 허위로 진술했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시장은 고소를 취하했고 오히려 그 여자는 시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역고소하여 수사는 원점에서 다시 진행되었고, 사건은 성추행 무마 의혹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니까 성추행 사실을 무마하기 위해서 측근을 통해 합의금으로 현금 9천만원과 차용증 형태의 합의각서 9천만원을 전달하였고, 피해 여성과 짜고 그 여성을 고소하고 취하한 혐의가 의심되어, 강제추행과 무고 혐의로 구속되어 사법부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귀가열린 우리나라 국민은 다 알게 되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사정이 이렇게 전개되다보니 부시장체제로 시정을 운영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부시장이 2월말 명예퇴직 예정에 있다니 시민만 딱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왜 하필 우리지역에서 발생되어 가뜩이나 생업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일을 여기까지 몰고 왔단 말인가?

그동안 우리는 포천을 선비의 고장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양심과 도덕이 살아있는 조상들의 업적을 명예롭게 생각하며, 외세에 항거한 자존의 마음으로 무척이나 고향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있어, 어떠한 폄하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이는 마치 "오동은 천년을 늙어도 가락을 잃지 않으며, 매화는 춥고 가난해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선비의 자존심을 뼛속 깊이 간직하여 의연함마저도 지니고 있었다.

아직 확정적으로 판결이 나지는 않았지만 유력하게 의심을 받고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로, 인신이 구속에까지 이르게 된 시정책임자의 망령된 행위로 인하여, 시민과 출향인사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수치를 느끼게 하고 자긍심에 찬물을 뿌리 것은, 그 어떠한 말로도 변명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동안 우리주변에서는 주민을 괴롭히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속 시원하게 해결된 것은 별로 없었다. 이는 책임자의 의지와 책임감도 부족했지만,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시장의 주변에서 눈과 귀를 가리고 바른 말로 안내하지 못하고, 각종 선거나 이권(利權)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게 만든 데도 그 연유가 있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예술단체의 책임을 맡고 있을 때에도 솔직하고 바른 견해로 직언을 하였건만, 시정의 책임자는 유난히도 이견을 싫어하며 친분 있는 기자를 동원하여 바른 소리를 모질게도 배척하였다. 오히려 좋은 말로 교언영색하는 사람을 반갑게 대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앞일이 걱정되었건만 세월이 흐르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안하무인이 되어 오늘에 이른 것은 아닌지 심히 안타깝다.

그러나 행정의 수장이 구속되었다고 넋 놓고 걱정만 할 수는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또한 차기 시장 후보 물망에 오르는 사람들이 선거를 대비하는 발언이나 움직임도 극도로 자제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사고를 친 당사자보다도 시정의 공백을 극복해야하는 공직자나 상처받은 시민의 마음을 쓰다듬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모든 공직자와 주민들은 동요하지 말고 비장한 애향심으로 마음을 가다듬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현명함을 발휘해 주기를 바란다. 마음은 아프지만 손을 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중대한 현실이 우리 앞에 직면해 있으니, 가다듬고 분발해 주기를 간곡하게 바란다.

이희용
철학박사, 경북중학교 운영위원장, 한국스카우트경기북부연맹 이사, 전 경기도예총 부회장, 포천신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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