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글에 이르기를“현명한 임금 밑에서는 간신도 충신으로 변하지만, 어리석은 임금 밑에서는 충신도 간신으로 변한다” 고 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국가의 흥망은 임금이 직언을 좋아 했느냐, 아니면 아첨을 좋아 했느냐에 따라서 판가름이 났다.
조선 숙종 때의 일이다. 암행어사 이관명은 숙종의 명을 받고 영남 지방을 시찰하고 돌아왔다.
숙종이 묻는다. “영남지방에는 민폐가 없던가?” 이관명이 대답한다. “통영이라는 고을에 섬 하나가 있는데 대궐의 어느 후궁의 땅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그 후궁의 수탈이 너무 심하여 그 섬에 사는 백성들은 모두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라고 정직하게 임금에게 고하고, 이어서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상감마마의 후궁이 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고 사료되옵니다.” 하고 두려움 없이 아뢰었다.
숙종은 여러 신하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자 화가 치밀어 옥음을 높이며 크게 꾸짖으며 책상을 내리쳤다. “내가 일국의 왕으로서 자그마한 섬하나를 후궁에게 준 것이 그토록 잘못이란 말이냐?”
그러나 이관명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더욱 또렷하고 정중하게 말했다. “상감마마께서 그렇게 저의 바른말을 탓하시면 소신은 벼슬을 버리고 물러나겠습니다” 하고 자기 뜻을 당당하게 고하였다. 그랬더니 숙종은 고개를 돌리면서 “그만둘테면 그만 두어라, 네 마음대로 해라” 하시었다.
그러자 이관명은 허리를 굽혀 임금에게 하직인사를 하고 당당하게 나갔다. 그런데 숙종은 뜻밖에도 그 자리에서 승지에게 명하기를 “이관명에게 홍문제학을 제수한다"하는 것이었다.
호통을 쳐 내보낸 이관명에게 오히려 벼슬을 높여 조정에서 문서 관리를 하면서 임금의 자문에 응하는 벼슬을 주라하니 신하들은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왕은 곧 이어서 또 다시 “홍문제학 이관명에게 호조판서를 제수한다”하며 인구와 식량등을 관할하는 높은 벼슬을 다시 주었다.
임금의 잘못을 정직하게 간하는 신하에게 벌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승진시키는 숙종 임금의 훌륭함에 신하들은 모두 감탄 하였다. 훌륭한 신하에 훌륭한 임금. 그 신하에 어울리는 그 임금이었다.
박근혜 정부를 들여다보자.
이관명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고. 박 후보를 충정으로 도와 당선시킨 김무성 대표가 초청받지 못했다니,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진이 의심스럽고 직언을 구하지 않는 것 같아 국민은 불안하다. 바른말을 하고, 직언을 좋아하는 정치 지도자는 누구일까? 눈여겨 보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