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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박정근] 흐린 날의 단상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4년 11월 22일
 
↑↑ 박정근 시인, 대진대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회 고문
ⓒ (주)포천신문사 
하루 종일
하늘은 연기를 빨아들인 듯
뿌연 분칠한 여인의 어두운 열굴처럼
아주 흐리다

전망이 보이지 않는
삶의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이
시험지 답안지에 정성스럽게 마킹을 해도
사지선다형에는 정답이 없는 걸 발견하고
시험을 감독하며 가슴이 찔린다

공화국의 거대 후원자인 재벌 회사가
아직도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재산도 부족한 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배고프다고 졸라대는
회장자식들의 탐욕스런 주둥이에
몇십배 뻥튀기를 하여
폭식을 주도하는 혐의가 드러났다고
방송과 신문이 떠들썩하다

삶의 지혜는
교과서에는 없고
사기꾼들의 잔머리에 있는지라
수십억 수백억 연봉을 합법적으로 찔러주는데
기껏 푼돈을 받는 자리를 차지하려면
복잡한 함수문제를 풀라고
귀한 청춘을 감방에서 낭비하게 한
어리석은 선생과 부모들은
비인간성을 조장한 죄로
공화국에서 추방되어야 할 것이다

저녁이 오면서
안개와 암흑이 응큼하게 포옹하자
밖은 더 흐려지고
시인은 흐린 눈을 부비며
어둠 속으로 사라지기 위해
펜을 힘없이 내려놓는다


박정근 / 시인, 대진대 교수, 한국셰익스피어협회 회장, 윌더니스문학 발행인, 포천신문 칼럼위원회 고문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4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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