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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철웅] 예시손마(豫時孫摩)의 의미를 생각한다


이철웅 기자 / sdo515@hanmail.net입력 : 2014년 10월 21일
 
ⓒ (주)포천신문사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은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삶의 질이란 행복한 생활이 목적이 아닐까? 따라서 공부 그 자체도 행복해야하는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이를 행복교육이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교육대상자의 욕구에 무조건 응하는 교육을 행복교육이라고 강변하기도 하나 이는 인간의 삶의 가치를 모르는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자녀들이 학령기에 접하기 전에 외국어교육과 예체능 교육에 몰두하는 국민적 관심을 보면, 과연 이들이 진정한 자녀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간다.

더군다나 조기 외국어 교육을 위하여 가정형편이 좀 안 되면 영어권 후진국으로 조기유학을 보내는 이 나라 어미들을 보노라면 교육의 망국적 요소도 스쳐 감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양의 고서 예기(禮記)의 학기(學記)편에 사람을 가르치고 양육하는데 있어서 지침이 되는 예시손마(豫時孫摩)라는 가르침이 있다. 이를 자세히 알아보면 금어미발지위예(禁於未發之謂豫)로써 이를 해석하면 “잘못을 하기 전에 방지하는 것이 예(豫)이다”라는 뜻이 된다. 이는 자녀 교육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상황에 지침이 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자녀가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 이를 방비 하고 준비하는 교육이야 말로 진정한 교육일 것이다. 작금에 많은 사건들도 이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며, 설마 하는 방심의 산물이라고 본다.

청소년교육에서도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 그들의 발달 과업을 알고 바른 생활지도(가이던스)를 할 수 있다면 이것이 진정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건 후에 약방문적인 상담활동보다는 그들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잠재적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가이던스야 말로 진정한 우리 성인들의 의무인 것이다.

다음으로 당기가지위시(當其可之謂時)라고 했다. 이는 “받아들일 만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시(時)이다”라는 의미이다. 이는 배움의 때를 말한다. 때가 되지 않았는데 가르치려 하면 갈등이 생기거나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교육대상자의 성숙 정도에 따라 교육내용을 적절하게 수용할 수 있는 시기를 ‘결정적 시기’라고 하는 심리학 용어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발동해야 이를 습득하는데 효율적이다. 성숙이 덜된 개체에 지나친 자극을 주면 심리적 불안만 자극하는 경우가 된다. 우리 자녀들에게 불안 자극제가 되는 영어의 조기교육이나 예체능 교육이 되지 않기를 간곡히 기대한다.

다음으로 불능절이지위손(不能節而施之謂孫)이라고 했다. 이는 “정도를 뛰어넘지 않고 가르치는 것이 손이다”이라는 뜻이다. 이 때의 손(孫)은 수준에 맞는 배움을 말한다. 이는 영재교육을 한답시고 정도를 뛰어넘는 선행학습이 난무하여 오죽하면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조치까지 취하게 된 것이 우리의 현실이 아니던가?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맞추어 적절한 교육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는 이 나라 부모들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상관이선지위마(相觀而善之謂摩)라고 했다. 이는 “서로 자극해 좋아지는 것이 마이다”라는 뜻이다. 이 때의 마(摩)는 갈고 닦아 익히는 것을 의미한다. 배움에 있어 서로 격려하고 배움을 같이하는 자들이 서로 자극하는 것이 협동수업이요, 가르치고 배우는 자들이 서로 자극하는 것이 배움의 길이 아니겠는가?

심리학자 비고츠기는 교수자가 할 역할은 학습자의 앎을 자극하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라 하여 인지발달의 모형을 제시하여 ‘근접발달대’라는 이론을 정립하여 인지심리학의 새로운 장을 마련했던 것이다.

예기(禮記)의 가르침처럼 예시손마(豫時孫摩)한다면 배움이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 된다. 이렇게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기르며 성장하는 과정이 바로 교육의 효율성이며 학습자의 불안을 자극하지 않고 내적 동기유발을 유도함으로써 아이들이 공부의 희열을 맛보게 하는 것이 공부를 통한 아이들의 행복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을 통한 인간성 실현이 아니겠는가?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의 진정한 근원적이 능력 배양보다는 눈앞에 있는 진학이나 점수 올리기에 급급하다는 평가를 하게 된다. 기본을 다지지 않은 강제적 교육은 아이들의 심리적 성장을 막는 길임을 자각하기 바란다.

자녀들의 진정한 행복이란 다른 사람을 이기거나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같이 공부하고 서로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우리 조상들의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예시손마의 의미를 다시 새기게 된다.

이철웅 / (사)한국인관계연구소 대표, 전 포천교육장, 포천신문 자문위원
이철웅 기자 / sdo515@hanmail.net입력 : 2014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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