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을 넘어온 소식은 그렇게 들려왔다. 그 시각 영남지방 칠곡 땅에서도 검은 눈물이 들판을 적셔나가고 있었다. 일본의 아베횡포가 도를 넘어 날뛰는 이때에 바다 건너 타국에 묻힌 민족의 원혼들의 흐느낌이 먹장구름이 되어 조국으로 날아왔던 것이다.
과거 일본은 이 땅을 침탈한 후 태평양 전쟁을 벌이다 수세에 몰리자 국가총동원령을 내려 우리 민족을 그들의 총알받이로 내몰았다. 그 당시 징용에 끌려간 사람들은 온갖 노동과 착취에 시달리다 그토록 기다리던 조국의 해방을 보지 못하고 차가운 이국땅에서 죽어갔다. 그중 이번에 신원이 밝혀진 유골의 주인이 바로 경남 칠곡에 산다는 ‘아마모토’ 오일상이다.
어찌 이 이름만이 소중하겠는가. 암울한 시대에 민족의 이름으로 징용에 끌려간 이들의 조국귀환에 우리는 손을 놓고 있다. 이 문제는 지난 참여정부시절에 뒤늦게나마 일본과 합의하여 그들을 명예롭게 해방 시켜주기 위해 잠정 합의해놓았으나 그 후 정권이 바뀌면서 물거품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본은 독선과 오만에 빠져 여전히 날뛰고 있다. 그들이 역사를 부정하며 왜곡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할 일은 무엇인가. 이 문제는 끝내 한일관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명박 정권 때 위원회마저 해체되면서 우리 스스로 내세운 한일관계 개선안 거론은 백지화 되었다. 결과적으로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책임을 내팽개친 꼴이 되었고, 그 후 얼마 안 돼 이 문제가 다시 세상 밖으로 드러나면서 도마에 올랐다.
어찌 이일이 당면한 유가족의만의 일이겠는가. 우리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일본이 스스로 자국의 치부를 드러내가며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리 없다. 무책임한 한국정부의 태도에 일본은 여전히 조롱하듯 도를 넘는 횡포가 극에 달하고 있는데 대해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 대한 국가적 자존심을 떠나 우리 스스로 역사의식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자화상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세월호 정국에다 당면해 있는 국내사정도 복잡하지만, 국가라는 울타리 밖에서 떠도는 과거 잊었던 우리 민족들의 원혼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이 문제가 다른 어떠한 현안보다 급선무가 되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러고도 우리가 해방 되었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으며, 또한 오일상 앞에 무슨 할 말이 있는가. 이 시대에 우리가 민족의 이름으로 부르짖는 진정한 애국정신은 과거 민족의 이름으로 숨져간 애국 투사들을 기억하는 것 외에, 아직도 타국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오일상 같은 민족의 영령들을 기억해야 한다.
지난날 그들이 생존을 위해 투쟁하다 죽어간 검은 통곡소리를 우리는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 누구든 오늘날 국가의 존재의식이 살아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역사의 기둥은 민족이며, 역사를 만드는 주최도 민족이다.
우리는 ‘아마모토’ 오일상이 진정한 해방을 맞이하는 그날까지 스스로 해방되었다는 소리를 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