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16 오후 09:10:5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자유기고

[수필가 김창종의 포천이야기=314] 어머니의 ‘기도문(祈禱文)’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4년 08월 30일
 
ⓒ (주)포천신문사 
내 어머니는 어링굴(어룡리) 삭령댁 맏딸로 탄생하시어 한학(漢學)을 익히셨으며, 열다섯에 포천 보통학교를 졸업하시고 열여섯에 내 조부님과 외조부님의 동문수학(同門修學) 중, 약속한 바대로 열일곱 되신 해에 내 아버지께 시집을 오셨는데 깊은골인 ‘깊이울’이라 물어고개를 넘으시면서 당나귀를 타고 앞서가는 신랑을 가마 속에서 내다보며 눈물지으셨다고 한다.

열아홉에 내 백씨(白氏→형님)를 낳으시고 스물둘에 나를 낳으셨는데 스물다섯 되시던 해 홀로 되셨는데 자식 없는 내 조부모님과 아버지 없는 자식 형제를 키우시며 80 평생을 사셨다.

스물넷에 기독교에 입교하셨는데 자손(子孫)들을 위해 손수 써서 벽에 붙이시고 매일 같이 하늘을 향해 기도하시던 기도문을 여기에 옮긴다.

“장성(長成)하여 어른들께 조석(朝夕)으로 문안(問安)드리는 일 잊지 말게 하시고, 조상(祖上)의 행장(行狀)을 외우게 하시고, 가훈(家訓)을 늘 마음 속 깊이 새기게 하시고, 남의 부모도 내 부모 대하듯 하게 하시고, 내 자식 귀하면 남의 자식 귀한 줄 알게 하시고, 바르게 앉고 바르게 걷고,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 일을 반성케 하시고, 늘 책 머리맡에 놓고 읽게 하시고, 일하는 즐거움을 일찍 깨닫게 하시고, 일터에게 귀가길에는 보람을 느끼게 하시고, 땀 흘려 번 돈이 아니면 집 안에 들이지 말게 하시고, 듣기 싫은 소리라도 바른 소리여든 귀담아 듣게 하시고,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라도 자기 실인(室人→아내) 아니어든 탐(耽)하지 말게 하시고, 먹되 알맞게 먹고 남겨버리는 일 없게 하시고, 더위와 추위를 막는 옷 외에 화려한 옷을 삼가게 하시고, 나라의 고마움과 스승의 은혜와 조상의 고마움을 잊지 않는 본(本)을 보이게 하시고, 봄에 씨 뿌리고, 가을의 추수하는 ‘농민의 땀’ 흘리는 고마움을 잊지 말게 하시고, 찾아온 손님 ‘보물’ 같이 반기고 다시 찾게 하시고, 비록 원수라도 복수보다 용서가 최상의 복수임을 일찍 깨닫게 하시고, 비 맞는 길손에게 우산 함께 받고 가게 하시고, 높은 자리에 앉았을 때 낮은 자리에 앉은 자를 생각게 하시고, 부자가 되거든 가난할 때를 생각게 하시고, 배고플 때 부자를 원망치 말게 하시고, 내게 악행(惡行)한 자는 기억하지 말고 내게 은혜로운 자를 잊지 말게 하시고, 지렁이 같은 미물(微物)도 오묘하신 창조주(創造主)의 섭리로 산다는 사실을 알게 하시고, 하늘과 땅과 바다의 고마움을 알게 하시고, 땀 흘리는 자에게 수건 건네고 다리 없는 자의 ‘지팡이’가 되게 하시고 바람 부는 ‘바람막이’를 자처(自處)하게 하ㅣ고, 목마른 자에게 물 건네고 눈 없는 자의 ‘길잡이’ 되고, 젊었을 때 ‘노년(老年)’을 생각게 하시고 ‘노인(老人)’ 되어 젊은이의 ‘거울’ 되게 하시고, 내가 태어난 날보다 죽은 날을 알게 하소서.”

현운 김창종 / 수필가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4년 08월 30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