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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 예언(豫言)과 예측(豫測)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를 잊지 말라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4년 08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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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예언(豫言)이나 예측(豫測)이란 말을 많이 쓴다. 예언과 예측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말이다. 豫言은 예언(預言)과 통하는 말이고 豫測은 예상(豫想)과 통하는 말이다. 預言은 계시를 받아 하는 말이고 豫想은 상상(想像)하는 것이다. 현재의 지각(知覺)에는 없는 사물이나 현상을 과거의 경험(經驗)이나 관념(觀念)에 근거하여 재생시키거나 만들어내는 ‘마음의 작용’을 말하는 것이다. 예언은 계시(啓示)나 원리(原理)를 근거로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헤아려 말하는 것이고 예측은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데이터(data)를 종합(綜合)하고 분석(分析)해서 앞으로의 일을 미리 짐작하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4강의 주역 이영표 선수가 선수 생활을 접은 뒤 해설위원으로 화려하게 등극(登極)하면서 세간의 화제가 된 일이 있다. 그는 ‘황금기 이후의 암흑기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온다’며 일찌감치 스페인의 몰락을 예견(豫見)했다. 축구의 세계에서는 종종 최고의 팀이 급작스레 추락하는 일이 있었다는 관찰(觀察)에다 스페인 축구에 이미 많은 팀이 익숙해져 있다는 분석을 보태 결과를 예측했던 것이다. 한국 대 러시아전에 대해서도 러시아 선수들이 시간이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그럴 때 수비 뒤 공간을 가장 잘 파고드는 이근호 선수가 골을 넣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 했고 그대로 적중(的中)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주술(呪術)의 힘을 빌려 신(神)의 계시를 방언(放言)하는 예언자가 아니다. 꼼꼼한 자료[data] 분석에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뛴 경험(經驗)을 버무려 논리적(論理的) 예측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일종의 미래학자(未來學者)이다. TV 화면에 언뜻 그의 분석 노트(note)가 비쳤었다. 모처럼 TV를 지켜보던 사람들에겐 신선한 충격(衝擊)이었을 것이다. 평생 땡볕에서 공만 찼을 축구 선수가 이 정도인데 우리 사회의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들 하고 있는가? 여전히 주먹구구와 막무가내식으로 판을 흔들고 있지 않은가? 자성(自省)하고 또 자성해야 할 일이다.

원리나 원칙만을 고집(固執)해서도 안 되지만 현실과 사실만을 주장(主張)해서도 안 된다. 예언도 살펴보고 예측도 살펴봐야 한다. 예측이 주변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데이터를 관찰(觀察)하고 분석검토(分析檢討)하여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면 예언은 보다 긴 안목(眼目)으로 역사를 통시적(通時的)으로 통찰(洞察)하고 궁구(窮究)하면서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다. 당장 눈앞에 전개되는 일만을 놓고 호오(好惡)를 판단하면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질 수 있다. 자기모순(自己矛盾)에 빠질 수 있다. 당장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라. 120년 전 역사가 또다시 꿈틀거리고 있지 않은가?

청일전쟁(淸日戰爭) 120년을 맞아 중국은 현장에 박물관을 만들어 치욕의 역사를 잊지 말자고 뼈아픈 다짐을 하고 있다.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이를 잊지 말고, 해양강국을 건설하자[勿忘國恥 海洋强國]’는 구호가 웅변으로 말해준다. 와신상담(臥薪嘗膽) 대파된 정원함(定遠艦)을 웨이하이(威海)에 재현해 놓고 패장 딩루창(丁汝昌)을 영웅으로 모신다. 패전의 원인은 군(軍)의 분열에 있었다며 해양강국이 되려면 국치도 인정해야 한다고 각오를 피력한다. 중국 해군은 당시 세계 9위로 일본보다 앞섰다. 일본이 히로시마(廣島)에 대본영을 설치하고 통일적 관리를 한 반면 청은 육해군 협조 방어 개념이 없었다. 일본은 그 틈을 노렸다.

어찌해야 하는가?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봐야 한다. 나라가 힘이 없으면 강토(疆土)는 쑥대밭이 되고 백성은 노예(奴隸)가 된다. 병자호란의 치욕(恥辱)과 일제압박의 고난(苦難)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는 건국대통령의 고언(苦言)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예언과 예측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관찰력과 통찰력을 키워야 되는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眼目)을 키워야 되는 것이다.

이규임 /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이규임 기자 / 입력 : 2014년 08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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