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16 오후 09:10:5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칼럼위원기고

[박정근 에세이] 국가가 방치한 군대폭력의 참상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4년 08월 07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회 고문
ⓒ (주)포천신문사
군복무중 선임병사들의 집단폭행에 의해서 사망한 윤일병 문제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징병제로 국가 안보를 유지하는 한국에서 어느 누구도 군대폭력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문제의 본질은 국가가 국민에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도록 만든 군대에서 애국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그들의 희생에 대해 방치하거나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는 국방이라는 거대 담론 앞에 개인의 행복이나 의지는 아무런 의미가 상실된다.

원래 국가주의는 장 자크 루소나 오한 고트프리트 헤르더 같은 민족주의 사상가에 의해서 주창되었다. 그들의 주장은 한 민족국가가 다른 민족이나 국가들로부터 통일, 독립,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정치사상으로 국가주의를 형성하는데 기여를 하였다. 다양한 정치성향과 종교적 차이를 하나로 묶지 않으면 국가적 혼란에 빠질 수 있으므로 국가 우선주의를 내세워 개인적 가치나 차이를 제한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국가에 있어서 나치나 일본의 군국주의가 보여주었던 국가를 위한 개인의 극단적인 희생은 수용할 수 없다. 개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각자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국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윤일병은 대학에서 공부를 하다 국가의 부름을 받아 그 책임을 다하려고 했던 젊은이다. 가해자 이병장도 동생의 학비를 벌어서 돕던 착한 대학생이었다. 무엇이 이들을 괴물과 희생양으로 만든 것일까. 이병장은 신임병인 윤일병을 사망에 이를 때까지 집요하게 폭행했고, 그가 쓰러지자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병장의 발언에 대한 거센 여론에 밀려 군검찰은 상해치사 대신에 ‘미필적 고의’적 살인 살인죄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실 가해자 이병장도 작업부진으로 나이어린 선임병사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고, 이를 상부에 보고 하자 ‘배신자’로 낙인이 찍혀 이부대로 전출을 오게 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결국 폭행 피해자였던 그는 불안정한 분노심리가 폭발시킬 희생물을 필요하게 되었고, 재수가 없게 윤일병이 그 대상이 되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병장을 흉측스러운 괴물로 만든 요인은 폭력을 부추기는 군대 문화라는 결론에 이른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애국주의라는 미명하에 젊은이들을 군대라는 불합리한 조직에 밀어 넣고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범죄자로 만들어야 하는가. 이병장은 2013년 1월에 실시한 적성적응도 평가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이런 증상의 환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공격적이거나 자기파괴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자료를 입수한 해당 부대의 지휘관은 이병장을 ‘관심병사’로 분류해 치료를 하지 않았다. 그는 선임병으로 후임자를 지도하고 보호하기보다 자신의 분노를 해소할 샌드백이나 가래침을 핧게 하는 짐승의 수준의 괴물이 되어 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군기를 잡는다는 명분으로 후임병들로 하여금 자신의 폭력에 가담하도록 명령함으로써 그들을 끔찍한 살인행위의 공범자로 만들고 만 것이다.

우리는 남북분단이라는 국가적 상황 때문에 군인들의 인권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눈을 감고 있다. 그러다가 불운하게도 자신이나 가족이 국가의 희생물이 되면 국가주의나 애국주의의 허상과 불합리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대처를 하고 있다. 군대의 사고를 막기 위해 군기는 잡아야 한다는 식의 전근대적 군대문화는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그 군기가 젊은이들에게 폭력을 가해서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비인간적 사고도 이제 그만 두어야 한다. 분단 상황에서 국방의무의 필요성과 이에 참여하는 역할의 고귀함에 대해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하여 자율적 국방의 분위기를 이루어야 한다.

이번에 방영된 이순신을 소재로 한 ‘명량’은 자율적 국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순신은 임진왜란 당시 조총을 가진 왜병의 파죽지세의 공격으로 두려움에 사로잡혀 전투의욕을 잃은 조선의 수병들에게 ‘사즉생’의 리더쉽을 발휘한다. 요즘 군 일부 지휘관들이 보여주고 있는 무책임과 방관이나 회피가 아니라 스스로 조국을 위해 몸을 바치는 살신성인의 모범을 보여준 것이다. 지휘관이 뒤에서 숨어서 몸을 보신하고 부하들만 사지로 몰아넣는다면 누가 그를 지도자로 따르겠는가. 이순신은 몰려오는 300여척의 왜선의 전면에 나서서 울둘목의 소용돌이에 대해 무지한 왜선들을 쳐부숨으로써 부하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스스로 목숨을 바쳐 싸우게 한 것이다.

이번 윤일병 사망 문제는 왜곡된 국가주의로 포장한 군대폭력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준 계기가 되었다. 정부는 미래에 대한 꿈을 추구할 젊은이들을 멍들게 하고 자기도 모르게 괴물로 변하게 하는 폐쇄적 군대문화를 바로잡지 않으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왜냐하면 그 희생자들이 우리들의 자식이요, 가족이기 때문이다.

박정근 / 대진대 교수, 한국 셰익스피어협회 회장, 윌더니스문학 발행인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4년 08월 07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