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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렬의 세상보기] 야당의 참패로 돌아본 한국 민주주의


김성열 기자 / kims@daejin.ac.kr입력 : 2014년 08월 04일
↑↑ 김성렬 대진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문화콘텐츠연구소장, 포천신문 칼럼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민주주의란 용어의 정의는 거듭 생각할 필요도 없이 주권재민, 권력의 원천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 자명한 것으로 추인되는 현대 정치의 이 원칙은 그러나 과연 그 원칙대로 실현되고 있는 것일까를 자문할 때 회의적인 국면과 종종 만난다.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가 그러한 회의의 계기가 된다. 우선 민주주의란, 권력을 독점하던 자 혹은 계층들이 부득이 권력을 나누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몰려 보다 많은 사람들과 그것을 분점 할 것을 약속한 데서 온 것이기 때문에 그 약속을 파괴하려는 기득권자들의 욕망 앞에 늘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 놓이기 쉽다는 속성 때문이다. 다음으로, 주권은 재민이라 당연히 여기는 민주주의의 주체들, 국민들이 과연 그들 권리의 소중함과 역할에 대해 과연 얼마나 자각하고 그 권리를 행사하는가 하는 것 또한 민주주의의 중요한 요체인데 이 또한 명실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난 7.30 보궐선거에서 야당의 참패는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데 그 중의 하나가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가 명실공히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야당의 참패 원인은 누구나 지적하듯이 잘못된 공천, 새 정치는커녕 구정치도 못되는 전략공천이란 자충수 때문이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 여부는 언제나 의문을 남긴다 할지라도 3심을 거치면서 주장의 객관성 여부를 인정받지 못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과장을 광주에 추천한 것은 권력을 사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행할 수 없는 자기기만이었다. 설사 권 과장이 적합한 정치적 자격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전략 공천이란 미명 하에 당의 모든 공천을 뒤틀리게 할 만한 시의성을 갖추었는가 하는 것은 국외자의 눈에도 재집권을 도모하는 공당의 정치적 감각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한 사례였다.

그렇다 하여 새누리당은 과연 국민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대리 충족시켜주는 권력의 행사자들인가? 이 또한 그렇다 답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 군보안기관의 선거 관여 등의 처리 등은 차치하고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세월호 사태에서뿐만 아니라 집권 초기부터 선보인 인사의 실패는 민주주의의 오작동 사례를 마치 시리즈물처럼 현시한 경우라 할 만하였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이 압승한 것은 야당의 자충수가 가장 큰 이유이지만 나는 우리 사회의 담론 또는 여론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 사회 시스템 또한 큰 원인이라 본다.

사실 국민여론이라는 것은 제멋대로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는 여름철 비구름 같아서 그걸 제대로 파악한다는 것은 신도 쉽지 않을 일이다. 세월호 뿐만 아니라 군대 총기 사고, 장관 후보들의 부침, 국내외의 경제 상황, 이스라엘과 이라크의 충돌 등 굵직한 사건들은 물론이고 스포츠, 연예 등 온갖 뉴스들이 우리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는 현실에서 사람들이 균형감과 공정성을 가지고 제대로 된 후보를 고른 다는 것은 마치 게임기를 들고 있는 아이에게 반장 투표지를 내미는 것과 방불해 보인다.

이런 상황이므로 선거는 전형적인 게임의 양상을 띤다. 투표자들은 기존의 자기 노선에 따라 치밀한 분석 없이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추종하여 자기들의 선택지를 취하고는 게임의 결과를 기다린다. 게임의 결과가 나오면 그야말로 게임 끝이다. 모든 것은 결과로 말해 질 뿐, 설사 100여 표 차이로 당락이 갈라졌어도 민심의 준엄한 판정은 승리한 자만 누린다. 특히 보선처럼 투표율이 낮은 게임에는 그 결과가 표본성을 담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선거의 게임화는 선거의 성격 상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 게임이 페어플레이가 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심대한 문제이다. 우리는 대체로 룰을 어긴 선거운동, 개표부정들만을 부정선거의 사례로 삼고 있지만 실상 한국사회의 선거임에는 심판들이 선거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보선은 말할 것도 없고 대선, 총선 등의 큰 선거판에 끼어드는 보수언론들의 행태가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알랭 드 보통이 최근 펴낸 『뉴스의 시대』에서 언급한 것처럼 언론은 민주주의의 부수적 존재가 아니라 보증인이다. 그러나 신문뿐만 아니라 종편채널이란 막강한 미디어를 가진 한국의 보수언론들은 그러한 보증인의 역할을 전혀 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메이저 보수언론들은 야당의 후보단일화를 예의 ‘꼼수’란-이 용어의 나쁜 어감을 아는지? 장바닥의 건달들이나 입에 담을 이 천박한-용어로 비난하고, 선거와 관련 없는 사항이란 선관위의 판정이 나오기까지 권은희 후보 남편의 재산 미등록과 형성 과정을 부정적으로 까발겼다. 심판 노릇을 해야 할 언론, 더구나 종편까지 장악한 거대언론이 이런 판이니 게임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

알랭 드 보통은 위의 책에서 편향된 시각이 더 믿을만하고 유익한 언론을 우리는 택할 수밖에 없다 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보수언론들이 비록 믿을 만한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현실에서 보수-진보 매체의 균형은 너무 일방적이다. 이것을 국민들이 제대로 자의식이나 하고 있으면 좋으련만 그저 게임의 결과만 가지고 왈가왈부할 따름이니, 이 글의 서두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과연 주권재민이란 원리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 회의한 또 하나의 연유이다.

김성렬 / 대진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문화콘텐츠연구소장, 포천신문 칼럼위원장
김성열 기자 / kims@daejin.ac.kr입력 : 2014년 08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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