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는 정치를 ‘무위(無爲)’로 여기고 억지로 강요하거나 억압하지 않는 리더십을 강조했는데, 그의 고전 『도덕경』 60장에는 “치대국 약팽소선(治大國 若烹小鮮)”이라는 경구가 나온다. 이 구절을 해석하면 “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작은 생선을 굽는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니어서 자칫 잘못 건드리고 뒤집으면 익지도 않은 살이 부서져 버리고, 불을 세게 높이고 그냥두면 새까맣게 타버려 먹지도 못하는 모양이 된다. 그러니 잘 익을 때까지 가만히 두는 것은 인내력과 관찰력을 요하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약팽소선” 작은 생선을 굽는 일은 생선이 스스로 익을 수 있도록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주었을 때 가장 완벽하게 익을 수 있으니, ‘무위’는 조건을 만들어 주고 기다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말은 어떤 조직이던지 리더가 너무 지나치게 직접 간섭하고 강요하면 사람들의 반발로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노자의 도덕경은 수천 년간 동양에 내려오는 조용하고 억압하지 않는 리더십으로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도덕경』5장에는 “다언수궁(多言數窮)”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말은 “말을 많이 할수록 그 말에 발목이 잡혀 자주 궁지에 몰린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실수가 많고, 신뢰성이 떨어지고 가볍게 보이니 말과 행동은 같아야 믿음이 생긴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말을 많이 하면 그만큼 책임도 뒤따르게 마련인데 말만큼이나 행동이 따라주질 못하면 그 사람은 궁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니 『도덕경』에서 말하는 조용한 리더십을 뜻하는 '무위'라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소극적인 의미가 아니라, 어떤 조직의 사람에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부위기를 만들어 주는 적극적 의미의 리더십을 말하는 것이다. 일례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빨리 일하라고 소리 지르는 것보다는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할 적극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더 나가서 리더라는 의미는 가정에서는 부모가 될 수도 있고, 지역에서는 책임 있는 직책을 수행하는 대표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적으로는 여의도나 과천 그리고 세종시 더 나아가면 청색기와에 사는 사람까지도 말이 많으면 그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큰 화근이 될 수 있으니 아무렇게나 막말을 하기보다는 정제된 말을 해야만 체면을 구기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주변에는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이 정치를 잘하는 것으로 여기는 풍조가 있어서, 아쉬울 때는 모든 일을 다 해줄 것 같이 장담을 하다가 막상 선거에 당선이 되고 나면 외면하는 것이 전염병처럼 창궐해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요컨대 유능한 리더는 자신을 보좌하거나 명령을 받는 사람에게 일일이 간섭을 하거나 그들의 무능을 탓하지 않고, 자기 주변에 잇는 모든 사람들이 최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에 소리를 지르며 강하게 군림을 하려든다면, 주변에 있는 사람의 열정을 끌어 낼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어떤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라면, 작은 생선을 굽는 마음으로 일일이 간섭하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주변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소속한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많은 리더들이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무분별한 말잔치를 벌여서 스스로 자기가 한 말에 묶여서 한 발짝도 앞으로 가지 못하는 경우를 여러 번 목격한 바 있다. 그러니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지켜보고 다듬어 가는 “약팽소선”의 리더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진정한 어른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으면 좋겠다.
※ 지난 631호에 “초연대 포천팔경”에 관한 내용은, 옥동 이서의 방계 후손인 이우형씨가 감암1리 마을에 제공한 자료를, 마을 대표의 부탁으로 문화재보존을 부각하려는 선의였지만, 연구자 동의 없이 참고했음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