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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 에세이] 나와 다르다고 불행한 자인가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4년 06월 19일
 
↑↑ 박정근 대진대 교수, 포천신문 칼럼위원회 고문
ⓒ (주)포천신문사 
인간은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편견을 가지기 쉽다. 그래서 자신과 같거나 비슷한 자와 동료의식을 가지지만 다른 자에게는 적대의식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다른 이념보다 우월한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사코 학연, 지연, 혈연 등을 들이대며 집단의식을 만들어 다양성을 해치는 우를 범한다. 지구촌은 이질적이고 다양한 존재들이 공존하고 있으며, 다른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다양성이 오히려 아름다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간사회는 정상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도 있다. 장애인들은 정상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갖가지 편견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브라이언 프리엘은 「몰리 스위니」라는 작품에서 시각장애인인 몰리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 몰리는 여성 시각장애인으로 마사지사로 일하다가 고객인 프랭크와 사랑에 빠져서 결혼하게 된다. 프랭크는 남편으로서 몰리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한다. 프랭크는 매력적인 몰리가 시각을 회복하면 더 행복해지리라는 환상을 가진다.

마침 외딴 마을에 이주를 해온 의사 라이스를 찾아가 상담을 한다. 그는 원래 성공적인 의사요, 학자로서 왕성하게 활동을 하다가 수술에 실패한 나머지 명성을 잃고 이곳에서 쉬고 있다. 프랭크는 라이스에게 몰리에게 눈수술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프랭크는 몰리를 사랑하면서도 그녀의 삶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다. 시각장애인은 정상인과 달리 사물을 시각에 의한 이미지로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촉각, 후각, 미각의 섬세한 작용에 의해서 가능하다. 그래서 그들은 특정한 사물에 대한 개념을 이미지가 아닌 사물에 대한 특별한 접촉에 의해서 생긴 독특한 형태로 형성하는 것이다.

남편 프랭크는 시각장애인 아내가 자신과 다르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삶에 대해 행복과 만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한다. 그는 시각장애인을 수술을 통해 정상으로 만들었을 때 사물을 볼 수 있지만 그것에 대한 인식에 혼란을 일으켜 더 큰 문제가 파생된다는 것을 간과한다. 그는 아내를 자신과 동일화시켜야 사랑과 행복이 더 커진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가 깨닫기 못하고 있는 것은 “보는 것을 배우는 것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는 사실이다.

의사 라이스도 시각장애인이 수술 후에 생길 후유증에 대해 철저한 대책을 하지 않은 채 그녀가 볼 수 있으면 더 좋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수술에 임한다. 그는 “그녀가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걸 해야 한다. 왜 할 수 없겠는가? 그녀가 잃을 게 없지 않은가? 그녀가 잃을 게 뭐지? 아무 것도 없어, 아무 것도!”라고 자위한다. 라이스는 내심 이번 수술을 통해서 의사로서 잃어버린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계산한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가 가장 친한 친구와 사랑에 빠져 뉴욕으로 떠나버린 피해의식도 어느 정도 치유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몰리는 수술에 성공하여 행복을 잠시 느끼지만 곧 심리적인 혼돈에 빠지고 만다. 그녀는 볼 수 있지만 시각으로 사물을 인식하지 못한다. 특정한 사물에 대한 인식은 맹인으로서 지각해온 기존의 방식으로만 가능하다. 그녀는 정상인과 시각장애인 사이에서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고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또한 그녀는 시력을 회복을 한 후 그동안 가졌던 인식과 모순된 사실을 깨닫고 심한 환멸에 시달린다. 하나는 아버지가 맹인학교 보내지 않고 스스로 꽃과 나무를 만지게 하며 가르쳤던 동기는 그녀에 대한 배려 때문이 아니라 돈을 아끼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그녀에게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 환멸이었다. 또 다른 것은 아버지가 아름답다고 가르쳤던 ‘네모필라’라는 꽃이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몰리는 시력이 다시 점점 악화되어 불안과 절망에 싸인 채 정신적 혼란을 이겨내지 못하고 히스테리와 노이로제에 시달린다. 프랭크는 남편으로서 판단부족으로 인해 수술을 받게 하여 그녀를 파멸에 이르게 했다는 죄의식으로 그녀를 떠나고 만다. 몰리는 정신적 혼란이 심화되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이런 비극적 파국은 정상인인 프랭크와 라이스가 몰리의 다른 삶을 존중하지 못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몰리를 불행에서 행복으로 이끌려는 독선과 편견으로 파생된 것이다. 우리는 상대방의 다름에 대해 존중하고 나름의 존엄성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정근 / 대진대 교수, 한국 셰익스피어협회 회장, 「윌더니스」 문학 발행인, 포천신문 칼럼위원회 고문
박정근 기자 / jkparkdj@hanmail.net입력 : 2014년 0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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