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근간의 시류에 맞물려 돌아가는 세태를 살펴보니 내가 나를 돌아보면서 산다는 것은 퍽이나 진한 삶의 의미를 주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스럽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렇다. 한 사람과 한때를 아둥바둥 살다가 한달음에 달려와 그것을 놓아 버렸다. 그 모든 것이 타의에 따라 마감되고 새로운 삶을 맞이했다. 이대로가 좋아요라고 했던가, 하지만 이대로가 아니라 세월의 날카로운 빛에 다듬어 지다보니 보는 이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만 하다.
이마엔 굴곡진 인생 계급장이 또렷이 새겨지고 얼굴엔 세월의 잔주름이 그려져 탄력이 떨어지고 눈망울엔 반짝이던 총기가 사라진 지 오래다. 입술은 팔자로 쳐지고 남의 좋은 일을 보면 입꼬리는 갈수록 아래로 내려가 모양새가 좋지 못하다.
속마음에 살아온 인생의 굴곡진 여유롭지 못한 내 모습에 일상의 표현이라 생각된다. 평소엔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면서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려고 애는 써왔지만 굴곡진 내 모습이 이렇게 변한 것은 결코 잘 살아온 인생이 아니니라. 어느 소설에 나온 이야기처럼 석양빛에 비친 큰바위 얼굴이 진정 내 모습이 되어 주면 참으로 기쁘겠다.
세상을 하직하기 전에 내 자신을 새롭게 되짚어 보며 안팎으로 개인 정비를 해야 어느 순간 홀연히 떠날 때도 내 뒷모습이 아름답겠다. 살아온 내 인생이 결코 잘 살아 오지는 않았으리라.
이웃 동리나 시내를 다녀 봐도 날 알아주는 이 그리 많지 않고, 많은 사람이 나다니는 시내의 대로변에서도 나는 대중 속에서 고독을 느껴야 하는 중늙은이로 서 있다. 그러나 이 말은 하고 싶다. 이 못난 나를 사람 대접 해주신 나 자신과 주변의 모든 분들에게 이번 기회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