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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이중희] 탕왕(湯王)의 반성


이중희 기자 / ijh460325@hanmail.net입력 : 2014년 05월 08일
 
↑↑ 이중희 포천신문 자문위원장
ⓒ (주)포천신문사 
소의간식(宵衣旰食)이란 말이 있다.

줄여서 소간(宵旰)이라고도 하는데 새벽(宵)에 옷을 입고 해가진후(旰)에야 식사를 할 정도로 국왕이 정사에 부지런 하고 바쁘다는 뜻이다. 그러나 임금자리는 부지런하다고 성공하는 자리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부지런하여 일을 망치는 경우도 있다.

노자(老子) 거위(居位)편에는 "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작은 생선을 굽듯이하라"는 말이 있다. 작은 생선을 구을 때 자꾸 뒤집고 뒤적이면 먹을 것이 없게 된다. 이 말에는 백성들을 괴롭히지 말라는 뜻과 국왕이 작은 일에 시시콜콜 간섭하지 말라는 큰 뜻이 동시에 담겨 있다.

백성들에게 지금처럼 선거권이 없던 시절에 국왕이 되는 것을 천명(天命)을 받았다고 믿었다. 그러나 국왕이 실정하면 하늘은 천명을 다른 사람에게 넘긴다. 이것이 역성혁명(易姓革命)의 논리다. 그런데 천명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송계삼조정요(宋季三朝政要)라는 책에는 "민심의 향배가 곧 천심이다"라고 결론짓고 있다.

민심을 얻는 자가 곧 천명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왕조가 자주 교체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임금이 정치를 잘못하면 하늘은 먼저 가뭄이나 홍수 같은 천재지변으로 경고한다. 그러면 국왕은 자책하고 반성해야 했다. 은(殷)나라 탕왕(湯王)이 폭군인 하(夏)나라 걸왕(桀王)을 치고 천자가 되었는데 7년 동안 큰 가뭄이 들었다. 그러자 탕왕은 몸에 흰 띠를 두르고 상림(桑林)에 나가서 기우제를 지내며 통절하게 반성했다. 그런데 자책하고 반성하는 내용이 여섯 가지로 매우 구체적이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현대의 우리가 하느님께 기도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하느님 제가 첫째, 정사에 절도가 없었습니까. 둘째, 백성을 괴롭게 했습니까. 셋째, 궁궐이 사치스러웠습니까. 넷째, 측근의 청탁을 받았습니까. 다섯째, 뇌물이 오갔습니까. 여섯째, 남을 헐뜻는 것이 성했습니까.” 이렇게 하느님께 기도하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가 쏟아졌다고 한다.

고려 선종(宣宗)도 재위 5년(1088년)에 가뭄이 크게 들자 만조백관을 거느리고 남교(南郊)에 나가서 기우제를 지내면서 탕왕이 기도했던 이 여섯 가지의 일로 자책반성하고 궁실에서 나와 더운 바깥에 앉아서 정사를 보았다는 기록이 고려사에 있다. 탕왕과 고려 선종이 자책 반성한 여섯 가지를 되새겨 보면 요즘정치에도 경종이 될 만한 대목이 많다.

묵자(墨子)는 나라의 일곱 가지 환난 중에서 다섯번째 오환(五患)을 "임금이 스스로 신성하고 총명하다고 여겨 일을 할 때 묻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우리나라의 환란도 그 원인은 탕왕의 여섯 가지 자책반성 조목 안에 있으리라. 지금의 우리에게 내려주는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써본다.

이중희 / 시인, 한국문협 문단윤리위원, 국제펜클럽회원, 한국정책개발원 경기도지회장, 포천신문 자문위원장
이중희 기자 / ijh460325@hanmail.net입력 : 2014년 05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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