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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용 칼럼] 따뜻하고 명확한 권력이 필요하다


이희용 기자 / heeyeong1@hanmail.net입력 : 2014년 04월 17일
↑↑ 이희용 칼럼니스트, 포천신문 자문위원
ⓒ (주)포천신문사
흔히 어떤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그 사람이 갖춘 모습을 어떤 기준에서 찾아내느냐가 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흔히 사람의 품격을 평가함에 있어 그 사람이 훌륭한 군자의 모습인지, 아니면 하찮은 소인배의 행태 지녔는지 구별하기 매우 힘들다. 살다보면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무조건 상대방을 신뢰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해도 한 동네 사는 이웃 간에는 집안의 구석구석 모르는 것이 없었고, 상호간에 숟가락이 몇 개라는 것까지 알았는데, 태어나서부터 매일 함께 어울리면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돕고, 좋은 일이 있으면 함께 나누면서 살았기에 너나 할 것 없이 저마다의 성격이나 특징을 잘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진행되고 자본주의가 깊이 스며들면서 우리 주변은 옆집에 사는 이웃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하고, 이웃 간의 왕래는커녕 사회생활에서도 업무에 따라 일시적으로 만나기는 하지만, 상대방을 적극적으로 알려고 들지도 않고 알아도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

특히 여러 사람이 같은 건물에서 살아가는 공동주택으로 주거가 바뀌게 되면서, 위층과 아래층 사이에 층간 소음문제로 사람을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일이 흔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조상들은 고전에서의 경험을 통해서 진정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방법을 터득했는데,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했다는 『논어』에서는 “세 가지 다른 모습을 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라야 군자이다.” 라는 자하의 말이 그것이다.

군자의 세 가지 모습에 대해 원문에는, "자하왈 군자유삼변. 망지엄연, 즉지야온, 청기언야려 (子夏曰: 君子有三變. 望之儼然, 卽之也溫, 聽其言也厲)" 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해석하면 "자하가 말했다. 군자는 세 번 변함이 있다. 바라보면 엄숙하고, 가까이 가면 온화하고, 그 말을 들으면 명확하다." 이 구절의 해석은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해도 대부분 내용은 비슷하다.

여기에 나오는 글자를 해석함에 있어서, 다산정약용은 군자(君子)라는 글자가 공자를 가리킨다고 보았기에, 공자의 옷차림새를 설명함에도 "군자는 감색이나 추색으로 옷깃을 하지 않으셨다."고 표현하였으며 즉(卽)자를 다가가다로 해석했다.

그리고 주자(朱子)는 온(溫)이라는 글자를 얼굴빛이 온화한 것이라고 풀었고, 사나울 려(厲)자를 분명한 것이라고 풀었다. 그리고 정이(程頣)는 "다른 사람은 장엄하면 온화하지 않고, 온화하면 엄격하지 않은데 오직 공자만이 온전히 갖추었다."하여 자하의 말이 공자를 형용한 것이라고 풀어서 말했다.

그러니 자하가 말하는 엄숙한 사람, 따뜻하게 다가가는 사람, 명확하고 논리적인 사람의 조건을 모두 갖춘 사람을 삼변(三變)이라고 했고, 이는 세 가지 서로 다른 변화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군자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 삼변에서 말하는 일변(一變)은 멀리서 바라보면 엄숙함마저 느낄 수 있는 사람으로 의젓하지만 가까이 하기엔 어려운 면이 있을 수 있다. 이변(二變)은 가까이 다가가서(卽) 보면 따뜻함(溫)이 느껴지는 사람으로, 겉은 엄숙하지만 속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요, 삼변(三變)은 그 사람이 하는 말(言)을 들어보면(聽) 논리적인 모습(厲)이 느껴지므로, 외면의 엄숙함과 내면의 따뜻함에 논리적인 언행을 갖춘 가장 인간적이어야 군자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공자는 “군자는 섬기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 도리에 맞지 않는 것으로 기쁘게 해주면 기뻐하지 않고, 사람을 부림에 있어서는 그 능력에 따라서 한다. 하지만 소인은 섬기기는 어렵고 기쁘게 하기는 쉬워서 도리에 맞지 않는 것으로 기쁘게 해줘도 기뻐하고, 사람을 부림에 있어서는 완전히 갖출 것을 요구한다.” 고 기록은 적고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사람을 능력에 맞추어 부릴 줄 알지만 소인은 온갖 잘못된 일을 저질러 아첨을 해야 기뻐하고, 사람을 부릴 때도 상대방이 모든 것을 갖추고 해주기를 바라니 온갖 비리와 불의는 소인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쪼록 사람을 대함에 있어 군자의 길을 가지는 못하더라도, 소인배의 길을 답습할 필요는 없을 것이니, 이른바 권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새겨들을 말이다.

이 희 용
경북중학교 운영위원장, 문화평론가, 한국스카우트경기북부연맹 이사, 대진대학교 박사과정 원우회 고문, 전 경기도예총 부회장, 포천신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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