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甲은 10년 전부터 乙과 혼인신고 없이 동거하고 있는데, 甲은 그의 사후에 乙의 생활안정을 배려하기 위하여 “자신 소유의 가옥을 사후에 乙에게 증여한다.”는 취지의 각서를 자필로 작성하여 乙에게 교부하였습니다. 이러한 각서도 유언으로서 효력이 인정될까요?
답: 유언은 유언자가 그의 사후의 법률관계 중 일정사항에 관하여 정하는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사유재산제도에 기한 재산처분 자유의 한 형태입니다. 「민법」은 법률행위 자유의 원칙의 내용으로써 유언의 자유가 보장되나, 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는 제한이 있습니다.
「민법」 제106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유언의 방식으로는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녹음에 의한 유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이 있습니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이란 유언 중에서 가장 간단한 방식으로 그 요건은 유언자가 내용이 되는 전문과 연월일・주소・성명을 자신이 쓰고 날인한 유언서를 말합니다(민법 제1066조). 자서가 절대적인 요건이므로 타인에게 구수, 필기시킨 것은 자필증서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유언서 작성 시 연월일도 반드시 자필로 기재하여야 하며 유언서 말미나 봉투에 기재하여도 무방하나 연월일이 없는 유언은 무효입니다. 연월(年月)만 기재하고 일(日)의 기재가 없는 자필유언증서의 효력에 대해 판례는 “자필유언증서의 연월일은 이를 작성한 날로서 유언능력의 유무를 판단하거나 다른 유언증서와 사이에 유언 성립의 선후를 결정하는 기준일이 되므로 그 작성일을 특정할 수 있게 기재하여야 한다. 따라서 연·월만 기재하고 일의 기재가 없는 자필유언증서는 그 작성일을 특정할 수 없으므로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9.5.14, 선고, 2009다9768, 판결).”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연월일을 반드시 정확하게 기입할 필요는 없으며 ‘회갑일’이라든가 ‘몇 년의 조부의 제사일에’라는 식으로 써도 상관없습니다.
성명의 기재가 없는 유언서 또는 성명을 다른 사람이 쓴 유언서는 무효입니다. 성명은 누구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이면 족하므로 호나 자, 예명 등도 상관없습니다. 또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날인을 요건으로 하되 실인, 무인, 지인 무관합니다.
자필증서에 문자를 삽입하거나 삭제 또는 변경하는 경우에는 유언자가 이를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합니다(민법 제1066조 제2항). 이에 관한 판례는 “자필증서 중 증서의 기재 자체에 의하더라도 명백한 오기를 정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설령 그 수정 방식이 위 법조항에 위배된다고 할지라도 유언자의 의사를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방식의 위배는 유언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8.6.12, 선고, 97다38510, 판결).”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자필증서를 보관한 자 또는 이를 발견한 자는 유언자의 사망 후 지체 없이 그 증서를 법원에 제출하여 검인을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위 사안에서 甲이 작성한 각서가 위에서 언급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의 방식을 갖추고 사후에 가옥을 乙에게 유증한다는 내용이라면 유언의 효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제동 / 변호사 (변호사 김제동법률사무소), 포천신문 자문위원 (031-829-9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