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다. 역사를 돌이켜 봄으로서 어려운 정국을 안정시킨 큰 인물들의 지혜를 얻고자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교훈은 어느 나라든지 간신이 판을 치는 나라치고 망하지 않은 나라와 단체는 없었다는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 제위왕은 왕에 오른 후 초기에는 나라를 다스릴 줄 몰라 어쩔 줄 모르고 주색잡기만 했다.
신하들의 말을 듣고 있으면 다 그럴듯하고 옳은 것 같아 누가 충신이고 간신인지 도무지 판단할 수가 없었다. 이러하니 간신들이 판을 치고 간교함이 먹혀드니 나라 꼴은 말이 아니어서 주위의 여러 나라들은 심심하면 제나라를 쳤다.
이러한 때에 학문과 지혜를 겸비한 추기라는 인물을 정승으로 맞이하고 가르침을 받게 되었다. 정승 추기가 제위왕에게 "대왕은 충신과 간신을 구별하시고 백성을 지도하시어 패왕의 대업을 이루시어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 제위왕은 크게 기뻐하고 정승추기를 신임하고 모든 권한을 일임했다.
정승 추기가 모든 대부들에게 "지금 각 고을에 나가있는 모든 유수들 중에서 어진사람은 누구이며 나쁜 유수는 누구인지요?" 라고 물었을 때마다 많은 대부들은 아읍땅 유수는 훌륭한사람이라고 칭찬하고 묵읍땅 유수는 못된 유수라고 욕을 했다.
정승추기는 이 모든 사실을 제위왕에게 보고했다. 제위왕은 즉시 암행어사를 보내어 아읍땅과 묵읍땅을 시찰하고 오게했다. 얼마 후 암행어사가 돌아와서 제위왕에게 두 고을의 실상을 자세하게 보고했다.
제위왕은 즉시 아읍땅 유수와 묵읍땅 유수를 소환했다. 그리고 모든 신하를 정전 앞으로 모으고 "이제 어진 유수와 못된 유수가 왔으니 그들에게 상과 벌을 내리겠다"고 말하고 묵읍땅 유수를 먼저 앞으로 불러내 "그대가 묵읍땅 유수로 부임해간 이후로 날마다 그대를 헐뜯는 비난이 내 귀에 들렸다. 그래서 암행어사를 보내봤다. 그런데 암행어사의 보고에 의하면 묵읍땅은 논과 밭이 잘 개척되어있고 백성들은 수입이 늘어서 생활도 풍족하여지고 관청엔 밀린 일도 없다는 것 이었다. 이렇게 선정을 베풀었는데도 왜 많은 사람들이 그대를 비난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그대가 서울에 있는 고관대작들에게 뇌물을 주지 않고 아첨하지 않았기 때문이요. 그대는 성심껏 묵읍땅을 다스렸지만 간신들에게 많은 중상모략과 견제를 당했소. 이제 그대에게 더 큰 고을을 주겠소" 라고 말했다.
다음에 제위왕은 아읍땅 유수를 불러내 "그대가 아읍땅 유수로 부임해간 이후로 날마다 그대를 칭송하는 칭찬이 내 귀에 들렸다, 그래서 암행어사를 아읍땅으로 보냈다. 그런데 돌아온 암행어사의 보고에 의하면 논과 밭은 거칠고 백성들은 굶어서 부황이 나고 지난날엔 조나라군사가 그곳 경계까지 왔는데도 너는 싸울 생각도 않았다는구나. 그러면서 너는 무엇을 했는가, 오로지 서울에 있는 고관대작들에게 백성들에게서 수탈한 많은 재물을 뇌물로 바치는 걸 일삼고 과인의 귀에는 좋은 말만 들어가도록 힘썼을 뿐이다. 너 같은 간신은 없을 것이다. 너 같은 놈을 무엇에 쓰리오" 라고 야단 치며 노기등등하게 "속히 뜰에 가마솥을 걸고 물을 펄펄 끌이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아읍땅 유수와 그를 적극 칭찬했던 자 수십 명을 잡아내어 "너희들은 좌우에서 과인을 돕는 자 들이 아니냐? 또 과인은 너희들의 도움을 받아 나라를 다스리는 처지가 아니냐, 그러한 너희들이 뒷구멍으로 뇌물이나 받아먹고 거짓말이나 하면서 과인을 속이다니 이럴수가 있느냐? 이 쓰레기 같은 간신들을 장차 무엇에 쓰겠는가. 역사야 이 간신들을 끓는 물에 던져라"고 말했다.
그 후로 제나라에는 간신은 없고, 오로지 바른말만 하는 정의롭고 용기 있는 충성스러운 신하만 남게 되었다. 그러니, 나라는 잘 다스려지고 부강해지니 모든 나라가 제나라를 두려워하고 조공을 바치며 제나라를 섬겼다.
권력을 잡으면 3가지가 안 보인다고 한다. 첫째, 곳곳에서 엄청난 액수의 뇌물이 들어옴으로 돈의 가치가 안 보인다고 한다. 둘째, 측근이 막아서 능력 있는 외부인물을 만날 수가 없어서 큰 인물이 안 보인다고 한다. 셋째, 인의장막에 가려 진정한 민심이 안 보인다고 한다.
지금 이 나라에도 아읍땅 유수와 그 무리들이 국민들 눈에는 보이는데 그 분들의 눈에는 안보이는 모양이다.